도소매 영세자영업자 올해 들어 1만9000명 감소

#. 경기도 오산에서 작은 채소가게를 하고 있는 김모(42·여)씨는 계속되는 적자에 결국 지난달 말 가게 문을 닫았다. 경기불황과 함께 몇 년 사이 주변 상권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탓에 마진을 크게 남기지 않아 다른 곳보다 저렴한 편에 속했음에도 김씨의 사업은 1년여 만에 접히고야 말았다.

#. 서울시 성동구 외곽에서 작은 슈퍼를 하고 있던 강모(53·남)씨도 이달 초 가게 문을 닫았다. 강씨는 그동안 대형 업체으로부터 프랜차이즈업으로의 전환을 꾸준히 요구받았지만 계속해서 거절을 했다. 그러자 대형슈퍼 업체는 강씨의 바로 옆 건물에 매장을 열었고 각종 이벤트를 통해 손님몰이에 열을 올렸다. 강씨는 결국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남은 건 수천만원대의 빚뿐이었다.

폐업한 영세 도소매 점포의 모습. (사진=뉴스포스트DB)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최근 채소가게나 옷가게, 슈퍼, 철물점 등 주인이 혼자 운영하는 도소매 영세자영업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도소매업은 말 그대로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내수경기 부진을 이유로 꼽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형 업체들이 이른바 ‘구멍가게’ 상권을 노리고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도소매 영세자영업자는 83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85만1000명)와 비교해 약 1만9000명이 감소했다. 지난 2015년 10월(83만1000명) 이후 19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도소매 영세자영업자는 특히 지난 4월부터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4월에는 전월 대비 1만명이 줄고 5월에도 1만5000명이 줄어들며 2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권이 있는 자영업자를 포함한 전체 도소매업 자영업자수도 올해 5월 기준 118만9000명으로 작년 말 122만7000명에 비해 4만명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123만1000명을 이후로 계속해서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4월부터는 역시 2개월 연속 줄었다.

고용원이 있는 도소매 자영업자 역시 5월 기준 35만6000명을 기록, 작년 말(37만6000명)에 비해 2만명이 감소했다.

도소매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도소매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내수경기 부진을 비롯해 대형 유통체인의 시장 잠식과 직거래의 활성화로 인해 영세자영업자의 폐점이 많아진 것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