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의 품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호산업은 18일 산업은행이 수정 제안한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
일각에서는 '제2의 쌍용차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2004년에 쌍용차를 인수한 후 SUV 생산기술만 빼내간 뒤 2009년 법정관리 신청과 직원 2646명을 구조조정하고 한국에서 철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기업 중 유일하게 '방위산업 기술 획득 업체'라는 점도 논란거리다. 이런 점에서 고용 승계 불안과 방산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하는 경제·시민단체들의 반발도 있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호산업은 산업은행이 수정 제안한 12.5년(사용요율 0.5%)의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다고 18일 밝혔다.
금호산업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에 대한 4번째 이사회를 열고 산업은행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금호타이어 상표권 독점 사용기간 12년 6개월 보장, 사용료율 연 매출액의 0.5%, 사용기간 해지 불가 등을 골자로 한 사용 허가 수정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다만 금호타이어 상표권은 특정기간 보상금을 받고 거래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 회계 원칙과 거래 관행상 정해진 정상적인 방법(매년 상표 사용료 수취)으로 상표권 사용 계약을 체결할 것을 결의했다.
남은 과정은 금호산업의 수정안에 대한 산업은행의 최종 판단이다. 산업은행은 곧 주주협의회를 열어 금호산업 이사회가 제안한 조건을 받아들일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주주은행간 특별한 이견이 없으면 더블스타에 대한 회사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금호산업에서 결의한 상표권 수정안을 산업은행으로 전달했다"며 "금명간 산업은행의 최종 결정을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금호타이어는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경영하게 된다. 더블스타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금호타이어의 건전하고 빠른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에도 독립경영을 유지할 것이며, 임직원의 고용승계를 추진하고 지역 인재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앞서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와 비정규직지회는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고용보장 등을 위한 3자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들 노조는 17일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고용 보장, 국내 공장 설비투자 방안, '먹튀'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등 현실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 조치가 없다면 '부실매각'으로 규정해 전 구성원의 힘을 모아 매각저지를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호타이어 생산공장이 있는 광주·전남지역 경제단체인 광주경영자총협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인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수십년간 어렵게 쌓아온 국내 타이어산업의 첨단기술이 중국에 유출되고 국내 타이어산업의 국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반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