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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화학적 거세’ 성폭력 범죄 예방 탁월한가
[이슈추적] ‘화학적 거세’ 성폭력 범죄 예방 탁월한가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7.07.20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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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호남대 교수, "약물의 안전성과 후유증도 고려해야"

남성호르몬 생성 억제, 성충동 낮춰

몰카 범죄자 재발 위험있어, 화학적거세

화학적 거세···외국 경우 재범률 하락

덴마크,유럽최초 물리적 거세 합법화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최근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몰카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 18일 정부는 오전 8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르면 성충동 약물치료 대상 범죄에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용죄, 강도강간미수죄, 아동·청소년 강간 등 살인·치사죄와 상해·치사죄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성범죄자에게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을 내리는 이른바 ‘화학적 거세’ 대상에 몰카 촬영범과 강도강간미수범 등이 포함된다.

몰래카메라로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사람들에게 화학적 거세 처분을 내려 재범률을 낮추고 성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의도이다.

이에 <뉴스포스트>는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화학적 거세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사진=Pixabay 제공)

화학적 거세···치료인가? 처벌인가?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몰카 범죄와 성범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몰카범에게는 최대 7년의 징역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있음에도 실제로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처벌을 강화할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왔고, 우리나라는 2011년7월 16세 이하 아이들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 화학적 거세를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그 중 ‘몰카’를 찍은 범죄자가 성도착증을 앓는 데다 재범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화학적 거세 대상에 포함된다는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또 몰카 범죄의 경우 절반가량이 2회 이상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고려해 지난 18일 정부는 성충동 약물 치료법 즉, 화학적거세와 관련한 법안의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러한 화학적 거세에 대해서 치료인지 처벌인지에 대해 논란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몰카 범죄를 2010년 1134건에서 2015년 7623건으로 5년 사이에 7배로 급증했다.

성폭력 범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연수원이 발간한 ‘2016 범죄백서’에 따르면 2006년 1만4277건이던 성폭력사건은 2010년 2만건을 넘어선 뒤 2012년 2만3365건, 2015년 3만1063건으로 증가했다. 약 10년 동안 117.6%나 늘어난 것이다. 강력범죄에 비해 고학력·초범 비율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인구 규모별 발생 비율은 대도시 55.5%,중·소도시 40%였으며 21~24시 사이에 가장 많은 14.9%가 발생했다. 13세 미만 아동성폭행도 급증하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몰카를 비롯한 성폭력이 빠르게 증가하자 정부가 고강도 제제조치를 꺼내들었다. ‘성폭력 범죄자의 성 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죄와 강도강간 미수죄, 아동·청소년 강간 등 상해 치사죄를 범한 범죄자에게 ‘화학적 거세’를 실시키로 한 것이다. 약물을 투여해 성 충동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한 찬반논의가 뜨겁지만 외국의 경우 재범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화학적 거세를 강제 시행하는 폴란드에서는 성범죄 재발률이 30%대에서 5%대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성충동 약물치료를 주기적으로 주사를 놓거나 알약을 먹여 남성호르몬 생성을 억제해 성욕을 감퇴시키는 치료 방법이다. 성적 활동이나 성욕을 감퇴시킬 목적으로 약물을 투여하는 것이다. 이는 고환이나 난소를 몸에서 적출하지 않고 성 불구로 만들거나 실제 개인을 거세하는 것이 아니다. 주로 전립선 암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약물을 통해 성욕을 유발하는 남성호르몬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해 성 충동을 낮추는 방식이다. 이처럼 약물을 투여해서 성 충동을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성 기능을 완전히 없애는 물리적 거세와는 다른 개념이다.

성충동 약물치료 방법은 대략 6개월 정도는 1개월에 1차례씩 주사하다가 그 이후에는 주사 주기를 3개월에 1차례 꼴로 줄이는 게 보통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5년 12월 화학적 거세를 규정한 성폭력 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을 재판관 6대 3의견으로 합헌 결정한 바 있다.

화학적 거세에 대해 전 모(33·여)씨는 “일단 몰카범에 대한 제재가 강해지는 점에 대해서는 환영한다. 다만 이들에 대한 화학적 거세는 처벌 쪽에 가깝다고 생각된다”며 “나름대로 첨언을 하자면 거세와 같은 처벌과 함께 치료목적의 교육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개인신상정보를 어플이나 지역자치센터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지역 거주중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유인물을 뿌리는 등의 방법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화학적 거세에 대해 치료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황 모씨는 “성범죄에 대해 법적인 제재가 강해져야 한다. 하지만 물리적 거세도 아닌 화학적 거세는 약물치료이기 때문에 처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제대로 된 물리적 거세를 통해 죄를 뉘우칠 수 있는 처벌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학과 학과장은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치료는 장기적으로 완치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분리된다. 하지만 화학적 거세는 약물치료로써 치료라고 보기 힘들다”라며 “약물복용이기 때문에 투여가 중단된 이후에는 최초보다 충동성이 더 클 수도 있다. 약물의 안전성과 후유증도 고려해야하며 만능으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처)

해외는 이미 물리적 거세 시행 중

우리나라에서는 화학적 거세 사례가 많지 않다.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화학적 거세 선고를 받은 사람은 ‘탈주 성폭행범’ 김 모 씨다. 김씨는 지난 2012년 6월 특수강간죄 등으로 징역 15년 및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뒤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탈주했다. 이후 또 다시 성폭행을 저지르고 붙잡힌 김씨는 2016년 2월 징역 17년, 화학적 거세 7년 등을 선고받았다.

해외의 경우 거세형 제도는 덴마크, 스웨덴, 체코, 노르웨이, 독일 등 주로 유럽 국가에서 행해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화학적 거세 뿐 아니라 물리적 거세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폴란드는 성범죄자들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강제 시행한다. 다른 나라들이 대부분 성범죄자들의 동의를 전제로 시행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점이다. 그 결과 성범죄 재발률을 30%대에서 5%대로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1929년 유럽 최초로 물리적 거세를 합법화한 덴마크는 비인간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1973년부터 화학적 거세를 당사자가 원할 경우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

체코는 지난 10여 년 간 94명에게 물리적 거세를 시행해 왔으며 독일은 1969년부터 의사의 진단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본인의 동의를 얻어 25세 이상의 성인에 대해서 물리적 거세를 시행하고 있다. 또 1970년부터는 화학적 거세를 도입해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미국은 1996년 캘리포니아 주를 시작으로 현재 10개주에서 화학적 거세를 시행중이다. 또 텍사스 주에서는 7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2회 이상 저지른 범죄자에게 물리적 거세를 시행하고 있다.

러시아 의회는 지난해 10일 성범죄자에 화학적 거세를 허용하는 법안을 처음으로 승인했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는 최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 화학적 거세를 실시하고, 몸 안에 위치추적용 전차칩을 이식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우승민 기자 dntmdals00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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