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는 신한, 2분기는 KB가 앞서...하반기 예측 불허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금융지주들의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이 발표됐다. 금융권 화두는 단연 어느 지주사가 리딩뱅크 자리를 꿰찼는지다. 신한금융이 KB금융의 추격을 따돌리고 상반기 실적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한 반면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섰다. 두 지주사의 시가총액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등 향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실적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올해 말이나 내년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실적이 이들의 운명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관측이다.

 

(사진=뉴스포스트DB)

‘상반기 1등’ 신한, ‘2분기 역전’ KB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8891억원을 기록하며 왕좌의 자리를 지켰다. 2001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반기 실적이다.
하지만 2분기 실적만 보면 상황이 역전된다. 2분기만 보면 KB금융은 9천9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8천92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신한금융을 넘어섰다. KB금융은 2015년 1분기를 제외하고는 2009년 2분기 이후부터 줄곧 신한금융에게 뒤쳐졌었다.

양 지주사의 시가총액도 실적발표 전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KB금융은 실적발표 전날 시총에서 신한금융이 다소 앞섰으나 당일 다시 역전당했다. 이날 종가기준 KB금융이 기총은 23조9996억원, 신한금융은 23조9945억으로 각각 집계됐다.

신한금융은 특유의 강점으로 평가되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돋보였다. 그룹 대손비용율을 지난해 상반기(0.52%)의 절반 수준인 0.25%까지 끌어올려 실적을 방어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분기 0.5% 감소했던 원화대출금은 2분기 중 1.3%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감 회복으로 1.4% 증가했고, 핵심시장인 중소기업 시장에서는 비외감 기업 중심으로 분기중 2.2%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룹별 순익 비중을 보면 은행부문은 65%에서 56% 줄어들고, 비은행은 35%에서 44%로 늘었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1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2분기는 5698억으로 1분기(5346억)보다 6.6% 늘었다.
비은행 자회사들의 순이익은 8653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기존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던 신한카드 외에 금투, 생명, 자산운용, 캐피탈 등 전반적인 그룹사들의 고른 실적개선을 통해 2008년 상반기 순이익 8365억원을 경신했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6312억원(2분기 순이익 2294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7%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충당금 산출 모델 변경에 따른 일회성 대손충당금 환입 요인이 발생했다.

신한금융투자의 순익은 85.5% 급증한 938억원이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회복으로 인한 위탁수수료 증가와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 판매 호조 및 자산운용 관련 자기매매 부문 이익 증가로 작년보다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이밖에 신한생명은 757억원, 신한캐피탈은 461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5억원(지분율 감안후)이며, 신한저축은행은 8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KB금융의 경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따른 재무적 성과가 돋보였다. KB증권, 손해보험, 캐피탈 등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면서 지분율 상향에 따른 비은행 부문 실적이 그룹 전체 실적 상향을 견인했다.

KB금융의 수수료이익은 1조308억원으로 1년 전에 견줘 40.7%(2984억원) 급증했다. 이는 현대증권 연결 편입으로 인한 KB증권 수수료이익 증가에 주로 기인했다.

그룹사별로 보면 증권, 보험, 카드 등 전 계열사가 약진했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2092억원으로 2012년 상반기(1조 42억원) 이후 5년 만에 반기기준 1조원대의 순익을 회복했다. 이밖에 KB증권은 1297억원, KB손해보험은 1617억원,  KB국민카드는 15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반기 진검승부, CEO 운명 가를 것

하반기도 치열한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올해 말이나 내년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실적이 이들의 운명을 가를 주요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두 지주사가 거의 같은 수준의 실적을 내면서 약점 보완에 따라 하반기 실적의 승패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공통적으로는 글로벌 진출과 디지털 사업 등 부문에서 어떤 실적을 창출하느냐가 관건이다.

신한금융은 최대 계열사인 은행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KB에 뒤쳐진 점이 쓰라린 부분이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살펴보면 그룹은 신한금융이 2.02%로 KB금융보다 0.04%포인트 앞서지만 은행만 따로 떼면 국민은행의 NIM이 1.69%로 신한은행보다 0.13%포인트나 높다.

KB금융은 상대적으로 해외 진출 성과가 낮은데다 국민은행이 1분기에 신한은행을 앞섰던 것은 일회성 요인이 컸던 것도 부담이다. 국민은행의 1분기 실적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매각 관련 이익 1천580억원이 반영된 덕이다.

특히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디지털, 글로벌 진출 부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KB금융 하반기 경영진 워크숍’에서 “원펌 운영체계를 통해 KB만의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디지털, 글로벌, 트레이딩 등 KB금융이 향후 전략적 관점에서 성장시켜야 할 영역에 대해 주요 계열사 간의 협업 등 그룹의 역량과 자원을 집중·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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