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이번에는 청와대 간담회에 다녀왔다. 당초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의 참석을 검토했지만 간담회 형식이 '노타이 호프미팅'으로 결정되는 등 편한 분위기로 진행되는 행사 성격상 정 부회장이 참석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정 부회장은 27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회동에서 중국의 사드보복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밖에 4차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 부회장에게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가 고전하는 것 같은데 좀 어떻냐"고 물었고 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기회를 살려서 다시 기술 개발해서 도약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사드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정 부회장은 "사드 영향으로 매출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 부회장은 4차 산업 관련 규제 완화도 건의했다. 정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개발하고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며 "이 과정에서 4차 산업 혁명과 관련된 규제의 완화를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충분히 공감한다"며 "꼭 필요한 규제와 과도한 규제를 구분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양궁협회 회장을 오랫동안 해오지 않았느냐?"라며 "지난 올림픽 때는 전 종목 금메달을 땄는데 다음 올림픽 때도 자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부회장은 "남녀혼성에서 메달이 하나 더 늘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원래는 아버지(정몽구 회장)가 오려고 했었는데 몸살 기운이 있어서 다음에(오기로 했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광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만 벌써 총 13여차례, 2~3주에 한번 주기로 해외출장을 소화해 냈다.

정 부회장은 지난 19일 중국 충칭공장 방문에 이어 23일 인도 현지 법인을 방문해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인도 타밀나두주에 있는 첸나이 공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연말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신축 예정인 기아차 공장 건설 현장도 방문했다.

이러한 정 부회장의 행보는 최근 해외 시장 판매 급감 등 부진에 빠진 현대차 위기를 현장 경영을 통해 극복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현대차를 대표하는 행사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등 내리막길로 접어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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