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아프리카 직접 방문해 시장 점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뉴스포스트DB)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글로벌 사업 부문 확장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직접 아프리카 현지를 방문할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 시장 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의 특성상 현지 진출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국데스크를 운영했었지만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해 철수한 바 있다. 신한은행 또한 2014년 이후 몇년째 아프리카 진출을 검토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를 통해 지난 25일(현지시간) 탄자니아 1위 통신사업자인 보다콤(Vodacom)과 '모바일 머니 M-PESA Payment 활성화' 업무협약을 현지에서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아프리카 카드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이번 업무협약은 그룹의 글로벌 수익비중 40% 달성을 위한 비은행부문 혁신 성장 동력 창출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하나금융은 동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 머니 'M-PESA'의 결제·지급기능 활성화 사업 참여를 통해 그룹 내 하나카드의 1Q페이 온·오프라인 결제기술을 접목시킬 예정이며, 지역 내 금융정보처리 시스템 사업자인 페이링크(PayLink)와 함께 관련 인프라 구축에 힘쓸 계획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동아프리카의 경제 중심국인 탄자니아 1위 통신사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그룹내 하나카드의 1Q 페이 온·오프라인 결제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그룹 비은행 부문의 혁신 성장 동력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머니가 활성화 되어 있는 케냐의 대형 통신사와의 제휴사업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등 동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그룹 내 하나카드의 온·오프라인 결제·지급 기술을 알릴 것"이라며 "금융권 최초의 통합멤버십인 하나멤버스와 모바일 머니 M-PESA와의 연계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엄밀히 얘기하자면 하나금융이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나은행은 2013년 말 바클레이스 아프리카 그룹과 업무협약을 맺고 아프리카 은행업 진출에 나선 바 있다. 바클레이즈 아프리카그룹은 아프리카 12개국에 지점망을 가진 글로벌 은행이다.

당시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한국데스크를 설치했다고 밝히며 현지 진출 기업이나 거래 기업 고객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데스크란 미진출 국가에 본사 직원이 파견나가 공동마케팅을 펼치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사전 작업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기존 계획과 달리 사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8개월만인 2014년 말 철수해야만 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진출은 전처럼 금융업이 아닌 비은행 부문 중에서도 핀테크 기술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프리카는 은행 점포 등 금융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데 오히려 이런 부분이 핀테크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며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핀테크가 활성화된 데다 앞으로 지급결제시장규모가 더욱 커질 곳으로 예상된다"고 카드사업 진출의 의의를 강조했다.

핀테크의 발전과 국내 금융 시장 포화로 인해 금융기업들의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다. 앞서 하나은행의 철수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금융 시장을 재선점하려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글로벌 전략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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