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박종민] 폭우가 한바탕 쏟아져 내린 날 오후, 강변 강가에 있는 산언덕에 절친한 친구 다섯이 만나 앉아 있습니다, 강엔 강 가득 강물이 흘러갑니다.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다보며 다섯 친구가 각양각색으로 자기를 들여다봅니다. 얼굴도 표정도 각기각색(各其各色)입니다.

누구는 찌푸리고 누구는 미소 짓고 누구는 가슴에 손을 얹고 묵상에 젖어 있습니다. 같은 또래 같은 남성, 서로 다른 성씨 서로 달리 자란 환경, 친하디 친한 친구일 뿐이지 각자 가정 형편과 배운 학교교육도 다릅니다. 어릴 적 소꿉친구가 자라서 중 장년이 다 되어가며 죽마고우(竹馬故友)로 남은 사이들입니다. 소탈하며 끈끈하며 정겨운 사내들입니다. 그러나 서로 다릅니다.

 한 숨을 짓는 친구, 가슴 치며 후회하는 친구, 화안한 얼굴로 미소 짓는 친구, 다섯 친구가 5인5색입니다. 한 숨 짓는 친구는 덧없이 흘러서 가버린다고 강물을 부여잡을 듯합니다. 가슴 치며 후회하는 친구는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에 빠져버리기라도 하듯이 강안(江岸)을 훑습니다.

흘러서 가버리고 마는 강물이라며 더 잘할 걸, 더 열심히 할 걸 하면서 세월처럼 흘러가는 강물을 아쉬워합니다. 화안한 얼굴로 미소 짓는 친구는 끊임없이 이어져 오는 강물에 만족해하며 흡족해 합니다. 강안 가득 가득하게 이어져 오고 있음에 뿌듯해 합니다. 과연 무엇이 이렇게 각기 다른 느낌과 생각과 간절하고 애틋하며 애절한 정감을 불러 왔을까요?
          
 사람들의 삶이었습니다. 살아감 속의 생활이 그렇게 만들어 놨습니다. 세상은 넓고 사람도 다양하게 많이 살아갑니다. 숱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인류(人類)의 생활마당이며 활동무대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네 인생 또한 여러 가지 각양각색의 삶을 살아가면서 자기가 느끼고 생각하는 간념(懇念)과 관념(觀念)과 상념(想念)이 다름에서 나오는 삶속에 살고 있습니다.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정감과 방향과 각도에 따라 보는 생각 즉, 관념과 절실한 생각, 간념과 상상하는 생각, 상념의 크기와 갭의 차이가 있을 수밖엔 없습니다. 어느 한쪽은 웃고 어느 한구석에선 울고 어떤 한 마당에선 춤을 추며 뛰어 놀고 있습니다. 태어나고 자라나고 살아가며 죽어갑니다. 삶의 분위기와 삶의 방식 역시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모든 사람의 상상과 생각은 각기 자기만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생각과 느낌 상념의 서로 다른 자유도 그걸 공감 공유할 수 있어야합니다.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차이가 나는 친구와 친구,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관계가 서로 맞도록 이어 맞춰나가야 합니다.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서 공존해야 합니다. 넓으면 좁히고 좁은 건 넓혀서 간격의 차이와 관념 간념의 차이까지 다르게 벌어진 사이사이를 서로 조절하고 조율하여야 합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당이기에,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각과 서로 달리 보고 느끼고 상상하며 애절해하는 바램과 소원하고 있음을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유를 해나가야 더 넓고 푸른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번성하고 번영하며 발전하는 푸른 세상을 열어 봅시다.

박종민
시인 · 수필가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 펜클럽회원
시집 『바람가지』 『기다림』 外
수필 『하늘을 이고 땅을 딛고』 『여럿이 더불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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