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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출범하자마자 위태위태...'매각 리스크' 아킬레스건
  • 박은미 기자
  • 승인 2017.08.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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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ABL생명보험(ABL생명)이 간판을 바꿔 달고 공식 출범하자마자 곤혹을 치르고 있다. ABL생명의 모기업인 중국 안방보험의 ‘매각 리스크’가 불거지며 또 다시 주인이 바뀌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안방보험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지난해 4월 매각 당시 혹시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ABL생명 고객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ABL생명)

불안한 새출발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ABL생명보험(ABL생명)으로 사명을 바꿔 달고 1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4월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가 결정된 후 1년 4개월여만에 간판을 새로 단 것. 하지만 중국에서 안방보험과 관련 해외 매각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볼룸버그 통신 등 복수의 해외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에 해외에서 보유한 기업 지분을 매각하고 중국 내로 사업을 다시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ABL생명을 다른 기업이 재매각 하라는 얘기다.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ABL생명 고객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난해 4월 매각 과정에서 겪었던 불안감을 또 한번 겪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지난해 매각 당시 "보험계약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문의가 일주일에 수백건 쏟아 지는 등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고객이 많았다.

ABL생명의 고객 황모(39)씨는 "팔려 다니는 보험사를 선호할 고객이 누가 있겠느냐"라며 "보험 상품은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데 주인이 바뀌고 운영 정책이 바뀐다는 건 고객 입장으로는 매우 불안한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알리안츠 생명에 보험계약대출을 받으려고 했었는데 매각 소식에 거래 규모를 늘리고 싶지 않아 은행권에서 받았다"며 "당시 사측은 매각이 되더라도 대출을 받는 고객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요즘 재매각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그때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상 보험사가 다른 회사에 매각되더라도 보유 계약은 모두 인수회사에 이전되기에 고객에게 가는 직접적 피해는 없다. 다만 매각은 기업 경영에 대한 신뢰도 저하, 브랜드 이미지 손상, 내부통제 취약에 따른 분위기 악화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한편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 측은 '안방보험 해외자산 매각 명령'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망, 중국보험망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보감회 대변인 장중닝은 3일(현지시간) '2017년 상반기 보험업 시장 운영 상황' 발표회에서 "보감회는 이러한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국 정부의 매각 명령은 사실 무근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라며 "고객을 응대하는 센터에도 이 같은 공지를 내려 혼란이 없게 안내하겠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의 사업 활동을 비성적인 투자 분야로 지목하고, 해외M&A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매각 우려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매각명령 사실무근" 불구 우려 여전

ABL생명의 모기업인 안방보험은 중국 보험업계 3위 기업이다. 국내 동양생명과 ABL생명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미국 호텔 힐튼 월도프아스토리아 등 공격적인 M&A를 추진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경유착과 국부유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덩샤오핑(鄧小平) 전 중국 국가주석의 외손녀사위라는 점 때문에 M&A를 통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았다. 급기야 지난 6월 우 전 회장이 전격 체포되고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달 해외 M&A를 추진했던 중국 기업들에 대한 금융 리스크 통제를 강화했다. 안방보험을 포함해 하이난항공그룹, 다롄완다그룹, 푸싱인터내셔널 등 해외 M&A를 추진했던 중국 기업들의 투자 및 대출상황을 점검 한 것.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투자하더라도 중국 내 자산을 담보로 투자하는 경우가 다수 있어, 해외 금융위기가 중국 내 위기로 전이될 위험이 산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에선 안방보험이 당장 해외자산 매각에 나서지 않더라도 더이상의 유상증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우 전 회장의 체포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M&A를 추진했던 중국 기업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자본 투입이 힘들 수도 있다는 것.

지난 3월 안방보험은 당시 알리안츠생명에게 보험사 핵심 건정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개선하기 위해 2180억원을 증자했다. 이를 통해 알리안츠생명은 RBC비율을 약 30%포인트 가량 회복해 226%까지 끌어 올렸다. 생명보험업계 평균 RBC비율은 297.1%다.

하지만 앞으로 新회계기준인 IFRS17 대비와 RBC비율 정상화를 위해 약 5000억원 가량의 추가로 더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이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에서 안방보험의 지원이 끊긴다면 ABL생명의 RBC(지급여력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ABL생명이 끊이지 않는 '매각 리스크' 등 산적한 악재를 극복하고 새롭게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박은미 기자  vfocu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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