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박종민] 바캉스, 휴양휴가철이다. 우리대한민국사회에 바캉스 란 말이 요즘처럼 널리 통용된 역사도 그리 오래되질 않았다.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거의가 피서 또는 여름휴가라 해왔었다.
그렇다면 바캉스란? 원래 산이나 바다, 유원지, 계곡의 휴양지에서 더위를 피해 쉬는 것과 그 기간을 뜻하는 바칸스(vacance)인 프랑스어와, 휴가를 뜻하는 영어 바케이션(vacation)이 합성된 말이다. 서구사회가 누리는 여름철 휴양휴가문화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우리사회가 적응하며 정착된 단어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바캉스, 제대로 향유(享有)하고 있는 걸까?

여름철 가장 힘들게 하는 게 더위와 비바람이다. 가뭄도 있지만 봄에 시작된 가뭄은 대개 초여름이면 해갈되고 본격적으로 1개월여의 장마기간이 끝나면 찜통더위가 찾아오는 게 우리나라의 기후다. 그래도 장마기간엔 자주 비가내리고 구름에 가려진 태양열이 차단되는 효과가 있기에 무더위는 심하질 않다.
장마가 끝난 후의 국면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 태동되는 것이다. 고온다습에 땡볕세상이다. 장마기간 동안 잔뜩 쏟아 내린 빗물이 산천에 골고루 깊숙이 배이고 논밭 하천에 채워진 물기가 공기층으로 발산되며 생활공간에 습도가 급격히 오르게 되는 것 아닌가. 이쯤 되면 일의 능률도 안 나고 사람은 사람대로 지치며 힘이 든다.

아무리 참을성 있는 사람도 짜증 피로 피곤 권태 폭발지경이다. 바캉스, 휴가시즌 막바지이다. 시간을 내어 쉬어야 한다. 황금보다 귀한 휴가휴양기간을 제대로 쉬어야한다. 맘껏 놀고 열심히 쉬어야만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건강도 챙기고 일의 능률을 높일 수 있는 1석 3,4조의 귀한 시간들이다.
하지만 이런 기간, 시간의 중요함을 잊은 듯, 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주 본다. 안쓰럽고 아쉽다. 지난 뒤 반드시 후회하게 되리라만, 때는 이미 늦었다. 모처럼 찾아온 바캉스, 이 기회를 제대로 누려야 한다. 놀이 문화를 살리고 따르며 즐기는 휴양이 돼야한다. 공중도덕 공공질서를 지키며 몸을 편히 녹이는 휴가가 돼야만 한다.
                
과음, 과소비, 과속운전을 일삼고, 나 하나쯤이야, 면서 공중예의질서를 어지럽힌다. 쓰레기와 오물 불법 투기를 한다. 현장엔 어김없이 빈병 빈 깡통 담배꽁초 비닐 백, 등등이 널 부러져 나뒹굴고 악취를 풍기며 몸살을 앓는다.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된 우리의 바캉스문화의 현주소이다. 나부터 챙겨야 하고 누구든 반드시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그랬다, ‘벌 나비가 모여드는 곳엔 달콤한 꿀과 고운 꽃이 있고 파리모기가 꿰드는 곳엔 오물과 병원균이 득실거린다.’라고. 가족끼리도 좋고 친구끼리도 좋다. 결이 맞는 사람끼리 함께 모여 바르게 놀아야한다. 건전하고 건강하게 쉬며 즐기는 게 진정한 바캉스, 그 문화의 바른 향유이다

여름휴가철, 너도나도 유행처럼 떠나려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계획 없이 남이 가니 나도 가려한다. 마음이 들떠 떠나니 사고를 만나기 쉽고 사고치기 쉽다. 별의 별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 휴양지이다.
시간과 장소를 잘 선별선정해서 진정한 휴양휴가를 가져야 한다. 몸과 마음의 편안하고 안락한 휴가가 돼야 한다. 향기로운 휴가로서 일터에 임했을 때 오래 동안 그 향기가 몸 마음에 배어나고 향이 울림으로 남는 바캉스, 그런 문화를 만들어야 내야한다.

박종민
시인 · 수필가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 펜클럽회원
시집 『바람가지』 『기다림』 外
수필 『하늘을 이고 땅을 딛고』 『여럿이 더불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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