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박종민] 나의 내면의 크기를 내가 모릅니다. 전혀 알 도리가 없습니다. 내가 나를 모르는 나의 사각지대(死角地帶)인 것입니다. 신(神)이 아닌 사람이니까. 나의 내면의 크기를 내가 단정 지을 수가 없습니다. 외형적인 나의 크기는 거울 보면서 대충 재볼 수는 있습니다.

가늠해 보면서 좀 부족해 보이는 곳, 좀 넉넉해 보이는 곳을 내가 스스로를 들여다보면서 신체 몸체 몸무게 까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내면의 감춰진 인성 품성 안목 성향 품격은 내가 나를 알 수가 없습니다. 보여 지는 나를 보는 내가 아닌 남들이 보고 이야기를 해야만 압니다. 인성 품성 안목 성향 품격엔 비춰지는 백미러도 없습니다. 완전 먹통입니다.

나의 크기를 단정 지을 수가 없다는 게 천리(天理)이며 철칙철학(鐵則哲學)입니다. 인품이 좋다, 후덕하다, 쩨쩨하다, 좀스럽다, 구두쇠다, 건실하다는 것 등등은 다른 남들이 보고 느끼며 판단 판별한 결론이며 중론(衆論)인 것입니다. 남들이 나를 보는 사실 그대로입니다.

남이 보고 허술하면 허술하게 튼실하면 튼실하게 보여 판단 판별하는 게 보여 지는 사실 그대로이니 세상의 진리인 것입니다. 감춰두고 숨겨 둘 수가 없는 진실과 진면모가 내가 나를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없는 나의 내면인 것입니다. 그걸 그대로 알려주고 지적 지도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진정한 사랑의 배려자이며 친구입니다. 올바른 멘토이며 참 스승인 것입니다.

사람이 인생으로 한번 태어나 한 세상 살다가는 마당에 기왕이면 나의 크기를 더욱 키워 좋은 평판을 받고 가는 게 인생의 값진 삶이란 생각이듭니다. 무엇으로 나의 크기를 키워나가야 할까요? 그러고 보면 내가 나의 크기를 키워나는 데 조금치라도 허술하고 둔감하고 게으름이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자문해보고 자숙해보며 반성하고 각성도 해봐야 합니다.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고 기여하며 함께 돕고 살아가야 하는데, 내가 과연 실현해 나온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유추해 봐야합니다. 지도도 받고 자문도 받아가며 나를 돌아 봐야 합니다. 인품의 크기, 품성의 크기가 저절로 커지는 게 아닙니다. 내가 노력하여 노력의 결과를 다른 사람들이 보고 확인하여 확정지어 줘야 합니다.

나의 내면의 크기가 크고 실하면 외형적인 몸체와 체형 체위 또한 건강하고 건전하고 바르게 됩니다. 내면의 실함이 영육(靈肉)을 꽉 잡아주고 받혀주니 외형(外形)도 바를 수밖엔 없습니다. 겉과 속이 꽉 차게 튼실하면 나의 생(生)역시 즐겁고 행복함인 것입니다. 복을 누리는 것입니다.

형복(亨福)을 만지며 만나는 것입니다. 사람들 모두 누구든 그렇게 성실히 열심히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며 소원이면 어떻겠습니다. 겉보다는 내면의 크기부터 키우고 채워서 겉에까지 이어져 나가는 나의 내면의 크기 말입니다. 남이 흉내 낼 수 없는 아우라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후회 없는 삶의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그런 것 말입니다.

박종민
시인 · 수필가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 펜클럽회원
시집 『바람가지』 『기다림』 外
수필 『하늘을 이고 땅을 딛고』 『여럿이 더불어』 外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