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페이', 인지도 확보 및 범용성·편의성 등 아쉬워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삼성전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국내 누적 결제 금액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5년 8월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2년만에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페이 시장 ‘점유율 1위’ 승기를 굳힌 것. 삼성전자보다 1년 가까이 늦게 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LG전자는 G6를 시작으로 적용 모델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제휴기반이 미비해 범용성이 부족한데다 크고 작은 오류 등이 속출해 사용자들에게 합격점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페이, 2년 만에 국내 결제액 10조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페이’가 국내 누적 결제 금액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온라인 결제 서비스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해 전체 결제 금액의 30% 이상의 비중을 보였다.

이는 한번 사용 등록을 하면 결제할 때마다 카드 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고, 생체 인증을 통해 안전하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 노트와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뿐 아니라 준프리미엄 갤럭시 A, 갤럭시 J 등으로 삼성 페이 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도 강점이다.

삼성페이는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스페인, 호주, 싱가포르, 푸에르토리코, 브라질, 러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스웨덴, 아랍에미레이트, 스위스, 대만, 홍콩, 영국 등 18개 시장에서 상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 세계 주요 은행을 비롯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유니온 페이, 마스터 카드, 비자 등 주요 카드사, 알리페이 등과 협력 중이다.

삼성페이에는 최근 사용자가 전국 현금영수증 가맹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할 경우, 삼성 페이 현금영수증 모바일 카드를 제시해 현금 영수증을 발급 받을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갤럭시 S8’·’갤럭시 S8+’에 탑재된 지능형 인터페이스 ‘빅스비(Bixby)’에서 음성으로 계좌를 확인하고, 이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사진=선초롱 기자)

후발주자 LG페이, 범용성 부족 지적도

LG전자가 간편결제 서비스인 'LG페이' 서비스를 도입한 지 석 달이 다 돼 가지만 삼성페이의 아성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모바일결제 LG페이의 시장확대를 적극 주문했음에도 여전히 LG페이 자체의 인지도 확보, 외부 서비스와 연계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하다.

LG전자는 지난 6월 1일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G6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LG페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가열된 페이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으나 서비스 확장성 면에서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무엇보다 제휴기반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LG페이를 지원하는 단말기는 ‘G6’와 ‘G6+, G6 32GB’ 버전 등 단 3종, 사용 카능한 카드는 신한, KB국민, 비씨, 롯데카드 등 4종 밖에 없다.

결재를 받아주지 않는 가맹점도 아직 많다. 국내 대형 유통 채널인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 계열과 CGV,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 등 SPC 계열과의 제휴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페이 서비스는 ‘편의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사용자가 보다 편하게 결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카드사와의 협력을 늘리고 리워드 기능을 추가해 고객을 묶어두는 일명 ‘락인효과’를 꾀해야만 한다.

그러나 LG전자는 후발주자임에도 단말기와 제휴처 확대 등에 미진한 태도로 편의성 확보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4일에는 LG페이 사용 후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부진한 모바일사업부 실적개선을 위해서라도 이번 LG페이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삼성페이가 출시 2년만에 10조원을 돌파하며 시장은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의 느긋한 행보를 두고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전자결제 시장은 빠른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며 "애플페이, 삼성페이, 페이코 등 전자결제 시장이 포화인 상황에서 LG페이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LG전자는 LG페이의 성적을 논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출시 3개월 밖에 안 된 LG페이를 출시 2년이 지난 삼성페이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으나 누적 결재액, 회원수 등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라며 "출시 일년정도 지난 후 그간의 데이터를 모아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제휴업체를 늘려달라는 이용자 니즈에 대해서는 "꾸준히 제휴사와 접촉하고 있다"며 "마트, 카드사뿐 아니라 지원 스마트폰 기종도 기존 프리미엄 모델에서 저가폰까지 확대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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