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치솟는 집값에 연애, 결혼, 출산 모두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가 늘고 있다. 청년들이 주거비 부담에 결혼·육아는커녕 연애까지 포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국토연구원의 '1인 청년가구 주거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지원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비 부담이 내집마련, 출산·양육, 결혼, 연애와 관련한 의사 결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6~7월 두달간 도권 및 부산에 거주하는 1인 청년가구 500명을 대상으로 주거 현황 등을 조사했다.
점수는 연애(65.4점), 결혼(83.1점), 출산·양육(86.7점), 내집마련(87.2점) 순으로 높았다. 50점이 넘으면 주거비 부담이 행위에 영향력을 줄 수 있으며 65점은 '약간 심각'한 수준이다.
연구원은 1인 청년가구는 주거비 지출 이후 가처분 소득이 적기 때문에 연애조차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으로 분석했다. 주거비 부담이 지속된다면 내집 마련을 미루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
설문 응답자의 거주 형태는 보증부 월세(87.6%)가 대다수로 나타났다. 전세로 사는 비중은 10%다.
보증금 규모는 보증부 월세가 1542만원, 전세가 7148만원이다. 전세보증금의 62.0%(4430만원), 보증부 월세의 76.4%(1178만원)을 부모가 부담했다. 주거비의 70% 정도를 부모에게 의존하는 셈이다.
청년들은 월 임대료 34만6000원의 64.9%인 22만5000원을, 생활비 90만3000원의 50.9%인 46만원을 부모에게 지원받는다고 답했다.
부담이 큰 항목으로는 월 임대료(79.7%), 보증금(71.8%), 관리비(64.6%), 금융기관 대출이자(53%) 등을 꼽았다.
이들은 주거비가 현재보다 20~30% 낮은 수준이 돼야 한다고 봤다. 전세 5034만원, 보증부 월세 1344만원, 월 임대료는 25만원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1인 청년가구가 집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대중교통 접근성(49%), 학교·직장·학원까지 거리(46%)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시설이나 환경, 안전보다 위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주택을 계약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높은 중개수수료(29%), 가계약 요구(17%), 월 임대료 선납 요구(15%) 등이었으며, 돈과 관련한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주인에게 느끼는 불편함은 도배·장판 교체 거부(35%), 보증금·월세 인상(16%), 공과금 과다 요구(6%) 순으로 나타났다.
1인 청년가구들은 가장 필요한 청년 주거 정책으로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50.6%)을 꼽았다. 전세자금 대출(11.6%), 주거비 보조(11.4%), 소형주택 공급(11.4%) 등도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