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가족경영” 뒤에선 “애 셋인데 그만두고 싶어?”

이동우 사장, 폭언 일삼고 대기발령 협박

직원은 협력업체에 욕설하고 겁박하고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이동우 사장부터 일선 직원까지 갑질 파문에 휩싸였다. 이동우 사장은 전 직장 재직 당시 직원 상대로 가족까지 들먹이며 욕설을 퍼부었고 끝내 해당 직원을 직장에서 내쫓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대외적으로 가족사랑을 강조해 온 이 사장이다 보니 이번 사건에 대한 파문 역시 적잖은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롯데하이마트 운영팀에서는 협력업체를 상대로 무리한 업무지시 등 갑질은 물론 폭언까지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간에서는 롯데그룹 자체의 갑질 문화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 '갑질' 파문. (사진=YTN 영상 캡처)

지난 23일 한 방송을 통해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의 갑질 의혹이 제기됐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2013년 3월 롯데월드 재직 당시 이 사장은 조리사로 근무하던 강모씨에게 폭언을 퍼 붓고 대기발령까지 언급했다.

이 사장은 “머리 흰 게 자랑이야?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 대기업 다니는 사람답게 행동해야지. 뭐 하는 거야 지금 당신. 안 그만두면 어떻게 못 하겠지. 대기발령 낼 거야 당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는 셋이지? 당신 인사카드 아니야? 판단해요. 세 가지입니다. 통화연결음, 사유서, 염색. 아니면 그만두고”라고도 말했다.

강씨는 자신에 대한 이 사장의 폭언이 염색 때문만은 아니라고 밝혔다.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을 기업 홍보용으로 바꾸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자, 흰 머리를 들먹이며 트집을 잡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강씨는 머리카락을 검게 염색하고 여러 차례 사진을 찍어 보고를 했으나, 폭언을 듣고 7개월 뒤 염색 대신 스프레이를 썼다는 이유로 정직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뒤 강씨는 이 사장의 계속되는 폭언과 압박에 떠밀리듯 사직서를 냈다.

이후 그는 인권위와 법원 등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으나 아직까지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족사랑’ 외치며 가족으로 협박

2012년 롯데월드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5년 2월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동우 사장에 대한 그동안의 평가는 ‘존경받는 기업인’이었다.

평소 임직원들의 복지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가족사랑 자주 외쳐왔기 때문으로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상’ 수상자에도 선정됐다.

지난 5월에도 이 사장은 롯데하이마트 임직원 가족 초청 행사에 참석, “이번 행사가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작은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롯데하이마트는 임직원들이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고 ‘가족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김장봉사에서는 “지역사회 홀몸 어르신들께서 따뜻한 겨울을 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김장나눔 봉사활동을 준비했다”며 “롯데하이마트는 앞으로도 파트너사와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해 동반성장과 나눔문화의 가치를 확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가족사랑과 이웃에 대한 봉사를 외쳐왔던 이 사장이 정작 본인 직원들을 상대로는 가족까지 들먹이며 폭언과 갑질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지자 세간에서는 그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논란 제기 후 이 사장 측에서 “오래전 일로 이미 인권위와 법원의 판단이 있었지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상처를 받으신 분께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그의 양면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롯데하이마트 본사. (사진=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갑질이 롯데문화?

롯데에서는 이동우 사장 건 외에도 최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갑질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현재 이동우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일선 운영팀 직원이 IT 협력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갑질을 부리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만들었다는 의혹이다.

지난달 14일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롯데하이마트 측의 “부당한 폭력적 갑질에 대한 강력 처벌을 요구한다”며 노동부 및 관련 부처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온라인 운영팀은 전산 협력업체에 정규 퇴근시간을 18시에서 19시로 변경을 요구하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했고, 이에 대한 추가근무수당은 업체 간 계약시 반영되지 않아 협력업체에서 해결하도록 했다.

또 퇴근 시간 이후 새벽에 메신저(카카오톡)를 통해 업무지시를 하고 크런치모드를 유발하는 무리한 개발일정 소화를 요구했다. 무리한 개발일정에 따른 문제 발생시 배상 책임 역시 협력업체에 전가했다.

특히 롯데하이마트 운영팀 A팀장은 협력업체 책임자였던 B씨가 업무회의 시간에 부당 행위에 대한 건의를 하자 그에게 ‘XX새끼’ 등 욕설을 퍼부었고, B씨의 멱살을 잡아채는 등 폭행을 가했다.

A팀장의 갑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협력업체에 B씨의 업무배제 등을 요구했고 결국 B씨는 회사에서 떠나고 말았다.

이처럼 이동우 사장은 물론 부하직원까지 협력사를 상대로 갑질을 자행해 온 것으로 알려지자 세간에서는 롯데그룹 자체의 조직문화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하이마트는 이동우 사장 건에 대해선 함구를 A팀장 갑질에 대해선 사과하는 이중적 모습도 보였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이 사장 갑질 논란에 대해 “롯데하이마트에서 발생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팀 갑질에 대해선 “이 같은 일이 있었던 것은 맞다”며 “현재는 원만하게 잘 해결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협력업체 직원이 올렸던 게시글을 스스로 삭제하는 등 잘 해결된 일”이라며 “문제를 일으킨 운영팀 직원을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 했고, 협력업체 직원 또한 회사로 복귀해 현재는 다른 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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