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시인 / 수필가

[뉴스포스트 전문가칼럼=박종민] 시시때때로 신문방송언론매체에 비치는 많고 많은 사건사고기사에 선량한 사람들이 이맛살을 찌푸립니다. 그 중에도 좀 창피스러운 것은 지체 높은 어르신이 머물고 간 자리가 너무나도 지저분하고 추한 사건들이란 것입니다.
돈과 여자관계, 아니면 땅과 월권행각, 각종재물비리 문서위조 사기 등, 가지가지입니다. 제 맘대로 실컷 처먹고 흘리고 내다버리고 맥질하고, 참으로 가관(可觀)입니다. 그 꼴을 보는 사람들이 웅성웅성 시끌벅적합니다.
밥집이나 술자리, 카페 커피숍에서 사람 둘만 모이면 얘길 합니다. 깨끗하지 못한 뒤태를 지적하며 심각하기만 한 비윤리 부도덕성과 저질의 인간성을 말합니다. 청렴성은 아예 말에 끼어 넣질 못합니다. 

  사람 누구나 어린 아기 땐 강보에 싸여 자라나면서 똥오줌 마구 싸고 손발에 묻혀 주먹에 문지르며 지저분하고 더럽게 큽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였으니 어쩔 수가 없었던 게죠. 그런데 지금은 어른입니다.
청문회까지 나오는 지체 높은 지식인 됐습니다. 그 지위에 오르기까지엔 좋은 환경에서 교육 제대로 받고 자라나 성인어른이 됐기에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습니다. 그렇게 잘 배우며 자란 지식인, 지체가 높으신 나리어르신이 사건사고를 칩입니다. 이건 완전 비정상입니다.
나쁜 짓 들통 나 자기 얼굴과 가문, 일가친척 친지에게까지 먹칠하며 똥칠하는 바보들입니다. 그런 사람이 어느 부처부서의 지도자이며 책임자가 되었다는 게 웃깁니다. 소가 웃을 일입니다. 인성 기본이 안 되고 소양(素養)과 틀이 잡히질 못했던 것 같습니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가까이까지 접근한 오늘, 우리나라 우리사회가 선진국대열에 끼어졌고, 선진사회이니 선전국민이니 뭐니 하며 자처합니다. 선진국대열에 끼어져있고 선진국민이 되었으니 선진사회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게 우리들입니다.
초대형불법 비리에 연루된 사람이 우리들의 지도자? 그런 사람 책임자가 돼선 안 됩니다. 과거 성장과도기엔 어렵게 살아야 했기에 생계형의 범법, 불법 저질렀을 수도 있습니다.
그랬다하더라도 오늘의 위상이 지도자 책임자로 우뚝 섰다면 돌이켜보고 뉘우치며 개과천선(改過遷善)해야 하는 게 배운 자이며 지식인, 책임을 지고 일하는 사람의 덕행(德行)이며 덕망(德望)인 것입니다. 죄 지을 일 했다면 자리를 사양(辭讓)해야 합니다. 앉은 자리, 머문 자리를 더럽히지 않도록 거절(拒絶)해야 합니다. 

  년 전 얘기지만, 운전 중 잠깐 쉬러 고속도로휴게소화장실에 들렀을 때 ‘사람이 머무는 자리는 아름다워야’ 란 글귀를 봤습니다. 잠깐사이 많은 걸 느꼈습니다. 그리곤 봤습니다, 사람들이 흘리고 남기고가며 질질거린 꼴과 흔적을 봤습니다.
무의식에, 실수로 흘리고 남기고 어지럽히고 더럽힐 수는 있습니다, 사람이기에. 그런데 지체 높은 나리들은 볼일 급한데 고속도로휴게소화장실도 대신 대리로 보내는지는 모릅니다. 아마도 그랬기에 사람이 바로 바라다볼 수 있는 정면에 따끔한 경구의 스티커를 붙여 놨어도 볼 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행실 뒤태가 깨끗지 못한 것이겠죠. 화장실의 머문 자리와 권좌가 다를 게 없습니다. 사람이 앉아야 하는 자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깨끗한 자리가 돼야 하며 깨끗이 물려줘야 합니다. 이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인, 지성인의 책무입니다.

박종민
시인 · 수필가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 펜클럽회원
시집 『바람가지』 『기다림』 外
수필 『하늘을 이고 땅을 딛고』 『여럿이 더불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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