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국내 대표 테마파크인 롯데월드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 대표 갑질 논란을 시작으로 직원 갑질 등 상생과 역행하는 조직 문화에 대한 비난은 물론, 놀이기구 오작동과 혐오 조형물 설치 및 가격 인상 논란 등 서비스 품질 하락에 따른 지적까지 제기된 상태다.

롯데월드. (사진=롯데월드 홈페이지)

비뚤어진 조직문화

롯데월드를 둘러싼 가장 큰 잡음은 ‘갑질’ 논란이다.

지난달 한 매체에서는 이동우 전 롯데월드 대표(현 롯데하이마트 대표)의 갑질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013년 롯데월드 재직 당시 조리사로 근무하던 A씨에게 인신 공격성 폭언을 퍼붓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폭언을 듣게 된 원인은 휴대전화 통화연결음을 기업 홍보용으로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통화연결음건으로 찍힌 뒤 이 전 대표가 흰머리를 트집 잡혀 참기 힘든 모욕성 폭언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머리를 검게 염색한 뒤로도 상시 검사를 받아야 했으며, 최초 폭언을 듣고 7개월 뒤에는 염색약 대신 염색 스프레이를 썼다는 이유로 정직 처분까지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이어 “정직 얼마 뒤 계속되는 폭언과 압박에 떠밀리듯 사직서까지 내야 했다”며 분통해 했다.

직원에 대한 롯데월드의 갑질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5일 롯데월드에서는 인기 놀이기구 중 하나인 ‘플라이 벤처’가 운행 중 갑작스레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 탑승객 70명이 3시간 동안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당시 롯데월드는 사고 발생 후 1시간여가 흘렀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기구 안에 있던 일부 탑승객이 직접 구조요청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탑승객 중에는 8세, 9세 등의 아동도 9명이 있었다. 결국 이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 3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롯데월드는 놀이기구 정비직원이 현장에 도착해 매뉴얼대로 조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돼 신고시점을 놓쳤다고 해명했다. 보상 대책에 대해서도 피해 고객 대상 ‘우선 탑승권’ 발부 정도에서 마무리하려다 비난이 쏟아지자, 뒤늦게 ‘연간 회원권’ 제공 의사를 밝혔다.

그로부터 15일 뒤에는 놀이공원 내 놀이기구 19대가 한꺼번에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낙뢰에 의한 정전이 원인이었다.

일련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롯데월드에서는 기구 운영실 직원들 의자를 기존 등받이 있는 의자에서 없는 의자로 전면 교체했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놀이기구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기존 낡은 의자를 승객 안전과 운행 상황을 잘 살펴볼 수 있는 의자로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장을 찾은 상당수 고객들은 물론 일부 직원들 또한 놀이기구 및 시설 운영에 있어 사측의 관리 부실을 언급하고 있는데 정작 회사에서는 이를 회피할 목적으로 힘없는 관리직원들에게 사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품질에도 이상 발생

롯데월드가 타 놀이공원과 비교해 강세를 보였던 현장 서비스 역시 최근 들어 비난 대상에 올랐다.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진행 중인 ‘호러 할로윈 2’ 행사 관련 롯데월드는 좀비 전시물로 구설수에 올랐다. ‘좀비 고기’라는 조형물이 혐오논란에 휩싸인 것. 해당 전시물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정육점 고기처럼 팩 안에 긴 머리의 피 흘리는 여성 신체가 담겨 있었다. 롯데는 만삭의 임산부 배에선 아기 좀비가 튀어나오는 조형물도 전시했다.

롯데월드 조형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들 조형물에 대해 관광객들 사이에선 ‘아이를 데리고 롯데월드에 당분간 가면 안 되겠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 범죄학 전문가는 “해당 조형물이 범죄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도 언급했다.

롯데월드는 별다른 공지 없이 가격인상을 단행하려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달 15일부터 연간 회원권 요금을 1만원에서 최대 2만원 가량 올릴 계획이 뒤늦게 알려진 것. 지난해 10월에도 롯데월드는 회원권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서비스 품질 하락 우려에 대한 롯데월드의 해명 또한 불성실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혐오 조형물 논란 관련 롯데월드 관계자는 “논란이 된 해당 조형물은 지난 4일 이미 철수했다”며 추가 질문에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이어 비밀스런 입장권 인상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 “VR 어트랙션, 호러할로윈 등 디지털 기기를 도입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답했다.

 

근본적 해결책 필요

롯데월드에서 발생한 일련의 논란을 두고 업계 일각에선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갑질 사건의 경우 일회성 사과나 단순 캠페인 활동에 그쳐선 안되고 상생협력을 우선시 하는 조직 문화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서비스 품질 하락 논란에 대해서도 그때그때 땜빵 식 처리보다 고객을 우선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서울에 있는 대형 테마파크는 롯데월드가 유일하다”며 “유일이 가지는 가치를 롯데월드 스스로 깨닫고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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