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7조3000억원을 기록했던 삼성이 올해는 2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했을 당시 20조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9조42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기 때문. 이미 2009년 연간 영업이익인 10조9200억원에 육박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계절적인 성수기인 3분기 6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린 후 연말 완제품 수요가 많은 4분기 5조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면 ‘20조원 클럽’도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전망이 업계와 증권가에 파다했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들과 만나 “2020년에 4000억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던 바 있는데, 장기 계획의 트렌드로 볼 때 현재 그 선상에서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대략 10% 이상 성장하면 2015년 이내에는 2000억달러 이상의 연간 매출액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최 부회장의 속내였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목표치를 계산해보면 170조원 이상의 매출액이 산출된다. 이에 지난해 영업이익률인 약 11%를 대입하면 19조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1분기 실적 전망치(2조9000억원)를 제외하면, 남은 9개월 동안 16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려야 하기 때문.

삼성전자가 지금껏 올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당시의 5조100억원이었다. 당장 증권사들이 내놓은 2분기 컨센서스도 4조원 안팎으로 수렴되고 있다. 오히려 관심은 지난해 영업이익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이는 올해 남은 기간동안 14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다.

특히 전 세계적인 TV 수요 부진과 이에 따른 LCD 업황 하락에 삼성전자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1분기 실적으로 확인된 이상 마냥 수직 성장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어느 정도 절대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되는 반도체 부문에만 기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는 요원하다는 것이다. 물론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IT업계의 특성상 언제든 호실적을 올리며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탭의 부진이 다소 뼈아파 보인다”며 “캐시카우인 반도체, LCD 등 부품 부문도 중요하지만 TV, 휴대폰, 가전 등 완제품 부문의 성장세가 향후 실적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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