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의 연휴가 끝난 뒤의 주식시장 흐름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은 낙관적인 전망이 앞서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긴 연휴가 지나면서 코스피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27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373.57까지 밀려났다. 연휴를 앞둔 28일과 29일엔 이틀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2400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인 상승기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까지 북핵 리스크에 따른 안보심리가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앞으로는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위기의식을 추월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9월 1~20일 수출 증가율이 전년대비 31.1%에 달하는 등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수출 증가는 글로벌 경기의 활황세를 반증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사인을 보내고 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및 ISM 제조업지수, 유럽 물가 등 각국 경제지표 발표, 스페인 카탈루냐 분리 독립 투표 등 크고 작은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며 “경제지표는 개선되는 것도 둔화되는 것도 있을 것이나 기존의 경기 흐름과는 다른, 즉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훼손하거나 추가로 회복 속도가 가속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연휴 이후 코스피 상승세를 점치는 이유다.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컨센서스 기준)는 35조원 안팎 수준이다. 이는 전분기(34조원)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10조5000억원(43%)이나 늘어났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이후 3분기 실적 시즌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며 "반도체와 하드웨어 등 IT 주요 섹터들의 실적이 견조한 가운데, 에너지·화학·철강·운송 등 IT 외 섹터들의 실적도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 중"이라고 분석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주식시장은 긴 연휴 이후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2009년 이후 추석 연휴를 전후한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추석 연휴 전에는 시장의 조정 흐름이 출현하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는 강세를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물론 긍정적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10월 중순 발표되는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에 관심이 필요하지만 큰 악영향은 없을 가능성이 높아 10월 한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돌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도 증시 활황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는 2일 지난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8조7028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6조7738억원 대비 28.5% 늘어난 수치다.

신용융자는 투자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으로 향후 주가상승 기대가 높아지면서 투자가 늘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석연휴가 끝난 뒤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상승폭이 낮았던 중소형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가 크게 늘고 있다.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21일 4조5465억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넘어섰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52%의 비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용융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수출실적이 사상 최대치인 551억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31.1%가 오르는 등 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하반기 증시를 좌우할 기업별 실적도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개인투자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실적 발표 직전의 2분기보다 9.3% 많은 51조8000억원이다. 순이익 컨센서스는 8.9% 증가한 39조1000억원이다.

다만 북핵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정책기조 등 지정학적 안보 리스크가 국내 증시 흐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오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북 측이 장거리탄미사일 발사 등을 되풀이할 경우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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