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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시베트하이르한 고분군 2017-4호분 출토 남성 미라 (사진=문화재청 제공)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몽골 북서쪽 알타이 산악 지역 고분에서 2천 년 전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미라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몽골 시베트 하이르한(Shiveet Khairhan) 유적의 발굴에서 신장이 165∼170㎝인 남성 미라를 찾아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지난 2015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진행한 몽골 알타이 산악 지역 파지릭 고분군과 국내 적석계 무덤과의 관련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에 이은 2차 연도 조사 파지릭 고분 2기(기원전 5~3세기)와 기원 전후 시기의 소형 고분 3기에 대한 정밀 발굴 작업에서 남성 미라를 발견했다.

미라는 신장 165~170cm의 크기로 반듯이 누운 자세였으며, 몸통 피부조직 일부와 상의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 연대측정 결과 기원 후 1세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옷은 중국 중원 지역에서 유행하였던 복식으로 밝혀졌다.

미라가 입은 옷은 견직물로 제작된 우임(右衽) 형식의 직령포(直領袍)로 하반신의 옷은 삭아 없어진 상태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8월 7일, 몽골 현지에 직물 보존처리 전공자를 파견하여 미라에 붙은 복식을 분리, 응급 보존처리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현재 수습된 복식은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에 보관하고 있으며, 10월 중으로 국내로 들여와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 추가 보존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남성 미라 옷에서 떼어낸 천조각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와 함께 DNA 분석과 안정동위원소(安定同位元素) 분석 등을 통해 이 남성의 유전학적 정보와 식생활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 밖에 돌을 양쪽으로 덧대어 쌓아 타원형 봉분으로 만든 파지릭 고분이 확인되었는데, 이와 같은 축조방법은 알타이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고분 내에서는 주인공과 함께 순장된 말의 뼈, 재갈 등의 마구, 파지릭 시기 토기 조각, 금박장식 등도 같이 확인되었다.

1993년 알타이 일대에서 일명 ‘얼음공주’로 불리는 기원전 5세기의 여자 미라가 러시아과학원에 의해 여사제로 확인되었듯이, 이번에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발견한 남성 미라가 실크로드를 지나던 무역 상인이었을지, 당시 진-한 교체시기의 주민 이주와 관련이 있을지, 앞으로 다양한 과학적인 분석과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 할 것이다.

한편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확인된 미라에 대해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이 일대에 관한 연차조사를 추진하여 유라시아 고대 문화의 교류 양상을 밝혀나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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