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우리나라 저축은행들이 최근 5년간 지출한 광고비 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비 지출내역이 가장 많은 곳은 일본계 금융그룹인 SBI저축은행으로 국내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광고비로만 10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은 금감원 제재 건수에서도 1위에 올랐다. 저축은행 부실사태 이후에도 SBI저축은행의 대주주 불법대출, BIS비율 부풀리기 등의 고질적인 악행들이 반복되고 있어 아직도 돈을 맡기기 불안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의 늪' 대출광고, 1000억원 펑펑

19일 김성원 자유한국당(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시중 79개 저축은행의 광고 비용은 총 4050억3500만원으로 조사됐다.

매체수단 별 광고비는 TV가 1521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온라인(1478억7600만원), 전단지 홍보 등 기타(1049억8900만원) 순이었다. 

특히 2015년 까지만 해도 가장 큰 비중(43.3%)을 차지했던 TV 광고비는 다음 해인 2016년부터는 온라인 광고비에 역전된 것으로 집계됐다.

각 저축은행 별 광고비를 살펴보면, 10억원 이상을 광고비로 지출한 곳이 19개사다. 이 중 7곳은 100억원 이상을 광고비로 썼다.  광고비 지출 1위는 SBI저축은행으로 1093억6200만원을 광고비로 집행해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광고비로만 1000억원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OK저축은행(898억6800만원)과 웰컴저축은행(567억4600만원), JT친애저축은행(369억1900만원), HK저축은행(342억600만원) 순이었다. 특히,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많은 광고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에 진출해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는 일본계 저축은행들이 엄청난 광고비까지 지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말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 가운데 외국계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 HK, JT친애, OSB, 페퍼 등 5곳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산 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과 5위 JT친애저축은행, 6위 OSB저축은행은 일본계다. 

최근 일본계 저축은행의 자산 규모 확대는 더욱 두드러 진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OSB, SBI, JT, JT친애저축은행 등 일본계 4개 일본계 저축은행의 자산은 2015년 말 7조4009억 원에서 작년 말 9조644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는 10조1432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어섰다.

김성원 의원은 "저축은행의 대출광고는 고금리 대출에 쉽게 접근하도록 해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된다"며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출모집인·대부업 광고 규제 강화방안'에 더해 무분별한 광고비 지출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제재 1위

SBI저축은행은 최근 2년간 11건의 제재를 받아 저축은행 중에서 가장 많은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2월 28일까지 저축은행 79개사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제제 조치는 총 111건에 달한다.     

이 중 가장 많은 제제를 받은 저축은행은 업계 선두 SBI저축은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 11건의 제재를 받았으며 현대‧웰컴저축은행(5건), OSB‧JT친애‧예가람‧동부저축은행(4건), HK‧NH‧푸른‧대아‧KB저축은행(3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저축은행이 받은 주요 제재는 대주주 등에 대한 불법대출‧이익제공(8건), 신용과 담보대출 한도 초과(14건), BIS비율 부풀리기(13건), 금품수수‧횡령(2건) 등이다. 유일하게 SBI저축은행은 이 중 금품수수‧횡령을 제외한 3가지 항목에 모두 포함됐다. 한편 이와 관련 뉴스포스트는 SBI저축은행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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