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사진전, 1980년대 표정 (LOOK OF THE 1980s)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1980년대의 표정’을 주제로 한 사진전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의 전시공간에서 지난 17일부터 펼쳐지고 있다.

한강종합개발 사업 후의 송파구 잠실 등이 크게 변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신현지 기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마련한 ‘1980년대의 표정’은 1980년 당대에 일어났던 정치 경제 분야의 사건들, 사람들의 삶에 밀착해서 일어났던 사회문화적 모습들로 각각 4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1. 새집짓기, 2. 슬픔과 분노를 넘어서, 3. 꿈틀꿈틀 성장의 힘, 4. 환희의 순간들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장에서 본지는 잠시 시간여행에 탑승해보기로 한다.

1980년대 서울 중구 중림동의 모습(사진=신현지 기자)

1. ‘새집짓기’, 만성적인 주택부족 문제를 해결

1980년대는 만성적인 주택문제의 해결이 대표적인 표징이다. 1983년 개포지구와 목동지구를 시작으로 1984년 과천 신도시, 1986년 서울 상계지구 등의 개발 모습이 첫 장을 연다. 사진 속 개발 중인 송파구 잠실과 완공 후 입주를 앞둔 목동아파트 등은 ‘상전벽해’라는 표현이 걸맞게 공간이 크게 바뀌었다.

한강종합개발사업 후의 한강변 모습도 새롭다. 특히 이때의 한강개발 사업으로 강남지역은 서울의 중심 지역이 되었고 1982년부터 1986년까지 한강종합개발사업 진행으로 시민공원 조성되었다.

올림픽대로의 건설, 저수로 정비 하수처리장도 이때 완공이 되었다. 이밖에도 서울 종로구 행촌동과 산본 신도시, 서울 중구 중림동의 주택부족에 따른 정부의 200만호 건설에 서울 주변은 대규모신도시들이 형성되어 1988-1991년 사이 아파트값은 2.6배나 뛰었다.

KBS이산가족찾기에서 가족을 찾는 할머니 (사진=신현지 기자)

2. 슬픔과 분노를 넘어서다 

이 장에서는 1983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렸던 ‘KAL기의 추락’현장을 방문한 유가족의 모습이 그 슬픔을 재현하고 있다. ‘버마 아웅산묘소’ 폭발사건 당시 순국한 고 함병춘 대통령 비서실장 가족의 슬픔도 함께한다.

북한과의 관계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듯, 북한이 건설한 ‘금강산댐’을 막기 위한 ‘평화의 댐’ 건설에 초등학생들의 모금활동과 ‘북한 공군의 미그 19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 대위의 기자회견이 30년 전의 그날로 돌아가 있다.

광주 5·18 묘역에서 죽은 형의 사진을 바라보며 슬픔에 잠긴 어린 동생의 모습도 80년을 대표하는 표정이다. 어디 그뿐인가. 연일 발사되던 체류탄에 눈물콧물 흘렸던 서울역의 시위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평화의 댐 건설에 초등학생들의 모금 활동 (사진=신현지 기자)

3. 꿈틀꿈틀 성장의 힘

그렇다고 1980년대가 슬픔과 분노만 있었던 건 아니다. ‘꿈틀꿈틀 성장의 힘’이라는 주제로 시간을 되돌리는 3part는 당시 일본의 선사인 빌딩보다 25m 높은 동양의 최고 건물인 63빌딩의 완공을 앞둔 모습이다.

이어 구로동맹파업의 시작이 되었던 대우어패럴 시위, 승용차수출 100만대 돌파로 해외시장의 물꼬를 활짝 연 현대자동차 포니의 수출선적 등이다. 

현대자동차 포니수출 100만대 돌파는 1976년 에콰도르에 택시로 판매된 현대자동차의 포니I 그 포문을 열었다. 포니엑셀은 10년간 183만대가 수출되었다.

야간통행금지 해제로 밤거리를 즐기는 젊은이들 (사진=신현지 기자)

4.환희의 순간들

마지막 4part의 주제는 ‘환호의 순간들’이다. 1981년 9월 서독 바덴바덴에서는 제 84차IOC총회가 열렸다. 이 총회에서 서울이 제 24회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었고 당시 표결에서 서울은 일본의 나고야를 52대 27로 앞서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올림픽 유치에 환호하는 모습이 이 장에서는 생생하다.

또 1980년대는 전자오락실이 크게 유행했던 시절이다. 골목골목 전자오락실이 청소년들을 잡아끄는 사진 속 모습이 낯설지 않다. 이어 80년대는 서울올림픽의 금메달을 딴 양궁 여자팀을 빼놓을 수 없다. 금메달을 목에 건 양궁 여자팀의 환호와 프로야구 출범 원년 MVP 박철순 선수, 서울아시안게임 육상 3관왕의 임춘애 선수, 카네기홀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가수 조용필의 환한 미소 등이 4파트를 장식한다.

특히 이 장에서는 전두환 정권이 국민들의 탈정치화를 부추기기 위해 문화적 회유책을 구사하던 시대였다는 걸 상기시킨다. 그 회유책으로 두발과 교복자유화, 야간통행금지 등이 해제가 되었다는 것도. 36년 만에 전방 접견지역과 후방 해안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야간통행금지 해제로 청년들이 해방을 만끽하며 밤거리를 누비는 마지막 모습을 뒤로하고 1980년대의 시간여행은 마무리 된다.

1980년대는 반체제 운동의 불길이 뒤덮은 연대였다. 연일 집회가 열리고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또 성장 위주 정책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물가 폭등, 무역 수지 적자, 내수 시장 침체 등을 겪었다. 하지만 이 후유증을 극복하면서 중산층의 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모든 모습이 ‘1980년대의 표정’ 안에 들어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마련한 이번 ‘1980년대의 표정’을 통해 오늘을 이해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사진전은 2018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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