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알바생 54%, 폭력에 노출 불구 대처교육은 없어…성희롱·성폭행 경험자도 12.9%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경산 CU알바노동자가 피살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환경이 여전히 열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절반을 웃도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이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의 대처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카운터에 비상탈출구가 있냐’는 질문에 ‘비상탈출 출입로가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0%도 되지 않았다.

 

(사진=뉴스포스트DB)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서형수 의원(더불어민주당)는 지방고용노동청 국정감사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위반, 임금체불, 주휴수당 미지급 등 근로기준법 위반뿐 아니라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과 알바노조가 9월20일부터 10월3일까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4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54.4%가 폭언·폭행, 12.9%가 성희롱·성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각각 밝혀졌다.

하지만 열악한 노동환경과 업무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안전 및 범죄 대처를 위한 교육은 미비했다.

서 의원은 지난해 발생한 편의점 살인사건 등으로 심야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가운데 전체의 62.4%가 어떤 교육이나 지침도 받은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문서 등으로 지침만 받았다고 응답율도 16.7%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운터에 비상탈출구가 있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인 49.5%가 ‘완전히 막혀 있는 ㄷ자 카운터 형태를 채택하고 있다’고 답했고 ‘두 곳 이상의 출입로가 있어 비상탈출을 할 수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10%도 되지 않았다.

서형수의원은 “1년에 1만 건 이상의 범죄가 벌어지는 편의점의 안전문제가 아르바이트생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직면한 안전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열악한 편의점 노동현실이 매년 지적됐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본사의 태도가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지난 8월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안전관리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위급상황 신고체계 마련과 안전시설 보강 등 편의점·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체계적이고 책임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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