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롯데건설 붕괴사고에 이어 롯데케미칼에서도 화재사고가 이틀 연속으로 발생하면서, 그룹 내 전반적인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화재사고 직후 전기실 내부 모습. (사진=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24일 오후 1시 45분께 울산구 남구 상개동 롯데케미칼 울산1공장 본관 건물 2층 전기실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다행히 공장 자체소방대에 의해 6분 만에 진화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전기 작업을 하던 이모(46)씨 등 10명이 얼굴과 기도, 전신 등에 2~3도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마셔 중·경상의 피해를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사고는 6600V의 전기를 설비에 공급하는 전동기제어반(MCC) 판넬작업 도중 일어났다. 소방본부는 6500V의 전압을 110V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전압이 몰려 발생한 스파크가 배전설비 패널에 붙어있던 먼지 등 이물질과 접촉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수사기관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경찰은 사고 이후 회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차례로 불러 사고 당시 상황과 작업 내용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결과 근로자 과실이나 책임이 드러날 경우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화재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루 전날엔 붕괴사고로 사망자 발생

앞서 하루 전인 23일에도 롯데건설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있었다.

경기도 용인시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옹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사고 당시 근로자들은 콘크리트 구조의 옹벽과 토사 사이에 설치된 H빔을 해체한 뒤 다시 흙으로 채우는 흙막이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경기 용인 양지 SLC 물류센터 신축공사현장 옹벽 붕괴 사고 현장. (사진=뉴시스 제공)

현재까지 조사 결과 이 과정에서 토사의 무게를 견디던 H빔이 해체되자 옹벽이 붕괴되면서 순식간에 토사가 30여m 아래 공사현장으로 쏟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사고로 이모(47)씨 등 4명의 근로자가 매몰됐다. 자력으로 대피한 배모(52)씨 등 3명은 자력으로 대피해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미처 피하지 못한 이씨는 사고 5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주변에 있던 김모(37)씨 등 6명의 근로자도 대피 과정에서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번 옹벽 붕괴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과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감식 결과와 관련 수사 내용을 토대로 현장 관계자들의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고용부는 현장에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설계공법과 시공 과정에서 안전상 문제점이 없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며 “추후 조사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추가로 감식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사건사고 소식에 업계 일각에선 롯데그룹의 안전관리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근로자 안전관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해당 현장에 대해서만 관리강화를 하는 것에 그쳐선 안 되고, 그룹 내 전반적인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잇따라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롯데그룹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에서도 작업현장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