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13억 중 750만원만 딸 치료비로…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년 동안 후원받은 금액 약 13억원 중 단 750여만원만 딸의 치료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이씨가 빼돌린 10억의 행방을 확인 중에 있다.

30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씨가 모금한 총 12억8000만원 중 750여만원만 실제 이양의 ‘거대백악종’ 치료비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씨는 딸 이양의 치료비가 없다는 명목으로 이양과 아내 최모(32)씨 명의의 후원계좌로 2005년부터 올해까지 13년간 약 12억8000만원을 모금했다. 후원계좌에는 주로 5000원, 1만원 등 소액 후원금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이씨가 12억8000만원의 후원금 중 1억여원 가량을 수술비로 쓴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양이 치료받은 병원 등을 조사한 결과 이씨가 지불한 돈이 750여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치료비' 명목으로 지출된 1억여원 중 실제 치료비로 사용한 750여만원을 제외한 나머지의 실제 지출 내역을 파악하기 위해 후원금 계좌뿐만 아니라 이씨의 가족과 지인 계좌 등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계좌를 압수수색해 금액 규모는 물론 목적에 맞게 사용됐는지를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씨 아내 최씨의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와 이씨 딸이 최씨의 자살 사건과 관련해 했던 초기 진술이 지금까지 크게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이 사건은 아직 종결이 안 됐다. 관련자와 이씨의 딸, 변사자의 지인 등을 상대로 자살인지 타살인지 확인 중에 있다"며 "자살의 경우에도 사주나 방조는 처벌할 수 있다. 이 부분에 해당되는지 계속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아내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도 경찰 조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휴대폰 계정을 통해 확보한 성관계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들을 조사해 성매수 혐의를 확인하고 일부를 입건했다. 경찰은 이영학이 돈을 노리고 올해 초부터 선릉역 인근 1인 퇴폐마사지 업소에서 아내를 이용해 성매매 알선을 했다고 보고 이영학을 대상으로 정확한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 북부지검은 살인, 사체 유기 및 추행 유인 혐의 등으로 구속 수사 중인 이씨를 오는 다음달 1일 기소할 방침이다. 후원금 유용, 아내 최씨 자살 방조 의혹 등은 경찰 조사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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