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시대별 ‘청년들의 초상’을 만나보는 전시전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신현지 기자)

청년은 나이가 젊은 사람을 의미하지만 역사적 의미도 함께 지닌다.

특히 우리 근현대사에서 청년은 혁신이나 발전, 비판과 저항, 또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혼돈의 시대를 겪어야 했던 우리 근현대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시대적 다양한 청년의 모습을 역사 속에서 살펴보는 일은 우리 근현대사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는 물론 오늘날 청년의 문제를 보는 시각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취지에 마련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역사적으로 변천되어 온 청년의 모습을 회화, 조각, 사진, 역사자료 등 근현대작 70여점의 미술작품(청년의 초상)으로 당대의 독특한 시대성을 총 5파트로 나뉘어 전시하고 있다.

구직 푯말은 6.25 당시 비참한 생활상을 담고 있다.

개항기 신문명에서 새로운 유행의 전달자로서 청년, 해방과 빼앗긴 나라에서의 실의와 좌절을 겪는 혼란기의 청년, 독재 권력에서는 온몸으로 저항하는 청년 등등. 이에 본지는 ‘근대의 아이콘, 청년’으로 출발하는 전시장을 따라 시대별 청년상을 살펴본다.

먼저 전시장의 첫 파트에 준비된 ‘근대의 아이콘 청년’은 1914년 창간된 ‘청춘’ 잡지, 문신의 ‘자화상’ ‘모던 걸’ ‘모던 보이’ 등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즉 이시기는 청년은 문명개화, 국권회복을 위해 애쓰면서 신문명과 새로운 유행의 전달자로, 또 개항기 일제 강점기의 특별한 사명은 물론 개조와 계몽의 문화운동을 이끌고 근대 국가의 수립에 기여하기까지의 청년이 주체가 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청년의 개념은 단지 나이가 젊은 사람만이 아닌 유학생 신여성 등 새로운 신지식 문화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청년의 모습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이어 ‘전쟁과 청년’으로 이어지는 장에서는 6·25동란 폐허의 시대에 군인, 지식인, 생활인으로 무거운 짐을 진 청년들의 모습이다. 이수억의 ‘구두닦이 소년’, 박수근의 ‘책 읽는 남자’, 장우성의 ‘청년도’ 등은 전쟁을 누구보다 온몸으로 느껴야 했던 청년의 모습을 재확인하게 한다.

까까머리 구두닦이 소년의 구두통과 청년의 가슴에 붙여진 구직 푯말은 6.25 당시 비참한 생활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다음은 ‘저항, 그리고 청년문화’의 주제로 1960~1980년대 독재정치에 저항한 청년모습이다.

개화기 '청년의 초상'을 담은 유학생 신여성

김호석의 ‘침묵시위’, 최민화의 ‘분홍-개같은 내 인생’, 임옥상의 ‘김귀정 열사’ 등 민중미술 계열작품들이 이 시기의 독재정치에 저항한 청년들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이어 신세대, 다원화된 사회의 청년’을 주제로 민주화로 본격적인 소비문화가 도래한 1990년대 이후 청년의 모습이다.

백남준의 ‘제1장이 제 11장보다 낫다’ 박강원의 ‘압구정동’ 등이 이 시기의 청년을 대신한다. 대중문화와 하위문화가 활성화되고 본격적인 글로벌화가 진행되었다는 것도 이 시기의 특징이다.

또 이 시기는 인터넷 등 신기술이 보급되면서 많은 것을 변화시켰고 청년은 신세대, X세대로 불렸다. 서태지로 상징되는 X세대의 등장. 소비문화를 향유하던 '오렌지족‘ 역시 청년을 대신해서 불렸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IMF 이후 구조 조정된 한국 사회에서의 청년의 모습이다.

이 시기의 청년의 모습은 파편처럼 개별화되고 현실과 꿈은 괴리됐다. 개별화된 청년, 그들은 동일하지 않다.' IMF 이후‘구조조정’의 물결을 이룬 한국 사회에서 청년의 삶은 급격히 위축이 되었고 중산층이 몰락하고 이에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더욱이 노동의 유연화로 청년은 직업을 구하기 어려워졌고 그 어려움으로 가족 해체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 같은 청년의 표상을 정연두의 <Bewitched#2>이 대신하고 있다.

정연두의 작품은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연출을 통해 현대인의 꿈을 얘기하고 있다. 김기라×김형규의 <플로팅 빌리지_위재량의 노래_절망도 사치스러운>작품도 이 시기의 개별화 된 청년의 모습을 대신한다.

김기라×김형규의 <플로팅 빌리지_위재량의 노래_절망도 사치스러운>작품을 설명하면 이 작품은 서울시 청소관리직 9급으로 정년한 시인 위재량의 시를 읽고 저항정신의 하위문화 힙합 뮤지션들과 협업하여 만든 영상작품이라고 한다.

살펴본 바와 같이 이번 '청년의 초상'은 당대의 독특한 시대성은 물론  지금의 청년이 훗날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90년대 오렌지족이 오늘에 궁금해지는 것처럼.  

한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청년의 초상(The Portrait of Youth)’전은 11월13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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