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문현우 기자] 우리나라 20~30대 청년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5명 중 1명은 생활비·주거비·취업준비자금 등의 목적으로 대출을 이용한 경험이 있었고, 그 중 고금리 금용기관을 이용한 비율이 1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체경험률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청년·대학생들의 경제적 어려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자산관리공사 등과 함께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 및 향후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돈 없고, 할 일 없고…‘고달픈 20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 대다수가 생활비, 학자금, 취업준비자금 등이 부족하나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의 경우 수입은 평균 월 157만원, 지출은 월 89만원으로 월 68만원 정도 흑자로 조사됐다. 하지만 청년 61.3%는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은 생활비가 79.5%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취업준비자금 13.4%, 주거비 10.4%, 대출상환 8.4%, 학자금 4.0% 등의 순이었다.

이들은 자금이 부족할 경우 부모·친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51.1%, 해결을 하지 않는 경우가 34.5%로 80% 이상이 자체적으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의 경우 수입은 평균 월 50만원, 지출은 평균 102만원으로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부모 등의 도움으로 자금 부족을 해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의 학자금 수준은 전체의 74.4%가 연간 500만~1000만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학자금 납부는 부모에 의존하는 경우가 88.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대학생 51.3%는 생활비, 학자금 등으로 자금이 부족하다고 느꼈으며 그중 생활비가 93.3%를 차지했다.

취업준비를 하는 기간 동안 청년들의 경제적인 어려움도 상당했다.

우리나라 청년 약 5명 중 1명(19.7%)는 일을 하고 있지 않고 있었고, 실업률도 9.2%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았다. 또 취업준비 기간은 6개월 이상이 45.6%로 장기간 소요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장기간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 60.2%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인은 생활비가 84.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학원비·교재비 25.8% 등 생활비, 취업준비자금 순이었다.

특히 현재 구직 중인 경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율이 80.8%로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대학생은 약 4명 중 1명(26.6%)이 학업 외에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들 대부분(95.1%)은 계약기간 1년 미만 형태의 임시·일용근로 형태로 고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대출’ 손대기도

돈은 부족한데 마땅히 할 일이 없는 탓에 대출을 경험하는 청년들의 비중도 상당했다. 조사 결과 청년 약 5명 중 1명(20.1%)은 대출을 경험했으며, 학자금 53.2%, 생활비 20.5% 등을 위해 대출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을 통해 대출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캐피탈·대부업체 등 고금리 금융기관을 경험했던 비중도 13.0%에 달했다.

대출금액은 평균 1303만원으로, 고금리 금융기관 대출 금리는 캐피탈·카드사 9.6%, 저축은행 14.3%, 대부업체 17.0% 등으로 조사됐다.

본격적인 경제활동에 참여하기 전인 대학생도 12.5%가 대출을 경험했다. 주로 학자금이 목적(85.9%)이었으며 생활비도 14.2%로 집계됐다.

대출금액은 평균 593만원으로, 기관별로는 은행권이 1191만원으로 가장 컸으며 저축은행 800만원, 취업후상환학자금 596만원, 일반학자금 353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연제경험률도 상당했다. 청년의 경우 대출 경험자의 15.2%가 연체를 경험했고, 3개월 이상 중장기연체 비중도 2.9%로 나타났다. 대학생의 연체경험률도 4.7%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를 경험한 이들 중 32.2%는 금융채무불이행 등록을 경험하기도 했다. 채무불이행 등록 경험자 10명 중 7명은 장학재단·은행을 이용했는데도 등록됐다. 특히 채무조정을 모르거나 자격요건에 미달해 채무조정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에서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3일까지 청년 850명, 대학생 850명 등 총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토론식 심층집단면접조사가 병행됐다. 이번 조사에서 청년은 전국 만 19~31세의 성인남녀 중 대학생이 아닌 사람을 의미한다.

 

금융위, 연내 ‘청년·대학생 금융지원 강화방안’ 발표

금융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관계부처·기관과 공유·협의해 연내 ‘청년·대학생 금융지원 강화방안’ 발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청년·대학생 햇살론의 총공급한도를 확대하고, 내년 중 약 600억원을 추가 공급할 수 있도록 추가재원 확보를 추진한다. 또 주거자금·취업준비 지원 확대를 위한 지원대상·대출요건 등 제도개선도 병행해 검토한다.

다중채무자의 재기 지원을 위해 연체관리, 채무조정 등 개선방안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체증·체감식 상환 허용 등 채무조정 상환방식 다양화 등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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