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문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내외가 7일 낮 12시18분께 전용기 편으로 국빈 방한했다.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駐)미국 대사 내외 등의 영접을 받으며 1박2일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평택의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맞았다. 국빈 방문하는 외국 국가원수를 청와대 경내가 아닌 외부 현장에서 맞이하는 파격을 선보인 것. 역대 대통령이 외국 국가원수를 청와대가 아닌 군사장소에서 맞이한 것은 처음이다.

(사진=뉴시스)

캠프 험프리스는 주한미군의 상징적인 장소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강력한 대북압박 메시지를 발신하기에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캠프 험프리스는 용산의 미8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는 주한미군 이전 사업을 통해 1,467만7,600여㎡(444만평) 규모로 확장됐다.

험프리스 안에는 주한미군사령부·미8군사령부 외에 미2사단사령부·제2항공전투여단·철도차량기지·훈련장·차량정비시설 등이 들어서 있다. 특히 한반도 전쟁시 지휘부 역할을 담당할 벙커 'CC(Command Center) 평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의 캠프 험프리스 방문은 예고되지 않은 일정이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영접할 예정이었다. 

국빈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식영접은 아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캠프 험프리스로 초청했고, 함께 한·미 양국 군 장병을 격려하기 위해 평택을 찾았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초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2019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이 한국 측의 기여를 이해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올해 한국은 9507억원을 방위비로 지급했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비용이 얼마나 늘어날 수도 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해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첫 한·미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을 옆에 두고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공정한 부담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험프리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건 한국이 전체 건설비 100억달러 중 92%를 부담한 험프리스를 함께 둘러보며 트럼프 대통령의 오해를 해소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청와대 또한 미국이 분담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막상 한국이 막대한 비용을 부담한 험프리스를 보게 될 경우 지금까지의 ‘오해’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