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물자유연대 조희경 상임대표

사람보다 개가 먼저…“개팔자가 상팔자”

선진국은 주인 처벌…사회인식 바뀌어야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 “왜 사람 탓을 안 하고 그 개의 안락사를 논하는지…한 생명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반려하는 시점이 필요하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개물림 사고와 관련해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가 한 말이다.

지난 10월 있었던 ‘최시원 프렌츠 불도그 개물림 사고’을 계기로 반려동물 보호자와 비보호자간의 갈등이 커졌다. 일각에 불어닥친 비이성적인 개혐오 현상은 폭행 사건으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개물림 사건 뿐 아니라 동물들에게 일어나는 유기견‧동물학대 등의 문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동물자유연대 조희경(56) 상임대표를 만나보았다.

(사진=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제공)

◇ 개물림 사고 방지 목줄‧입마개…동물학대?

지난달 6일 가수 최시원의 가족이 키우는 프렌치 불독에게 물린 50대 여성이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하면서 반려견 목줄‧입마개 미착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묵줄‧입마개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이른바 ‘최시원 특별법’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2000명 이상이 동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여론이 형성되기까지는 개물림 사고의 급격한 증가가 한 몫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물림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2016년 1019건으로 약 5배 증가했다. 심지어는 가족이 키우는 강아지에 물려 여아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런 탓에 사람을 문 개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최시원 개물림 사건의 ‘프렌치 불독’의 경우 과거에도 사람을 물었던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락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욱 거세게 제기됐다.

이와 관련 조대표는 “먼저 목줄은 기본적으로 다 해야한다"면서도 "하지만 맹견 외 작은개들까지 입마개를 한다는 자체가 위화감을 줄 수도 있다. 입마개를 한 개에 대해 무서운 개라고 인식하게 되기 때문이다”며 운을 뗐다.

이어 “최근 논란이 되는 최시원씨의 개와 관련해서도, 해당 개가 사람을 치명적이게 죽일 정도로 공격성이 있는가를 판단 한 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반려견은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하거나 자기보다 약하다고 느끼면 공격성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려견 선진국인 독일에서는 맹견에게 공격성 테스트를 통해 안락사 여부를 실시하고 있다. 단편적으로 사람을 물었고, 사망했기 때문에 안락사를 시켜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표는 "문제를 일으킨 개를 처벌한다고 해서 모든 강아지가 교화되지 않는다. 모든 문제는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반려인에 대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안락사를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제공)

◇ 해외 선진국은 기준 강화…책임감 의무

동물복지 선진국으로 불리는 캐나다, 미국, 독일은 사람을 문 개를 처벌하지 않고 개의 주인을 처벌한다. 미국의 경우 개 주인에게 사육교육을 강제하고 관련 조례를 어길 시 4년 동안 어떤 동물의 소유도 금지한다. 

또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특정 종에 국한해서 사육을 금지하는 것보다, 종과 상관없이 책임감 있는 사람들만 동물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면허제를 권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반려동물 등록제를 의무화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등록하지 않아도 큰 처벌이 없기 때문이다. 반려인 교육에 관한 의무규정 또한 없다.

조 대표는 “이처럼 선진국에서는 ‘통제 불가능·공격적’성향인 특정 개에 한해 ‘위험한 개’로 등록하며 사육기준을 강화하고, 소유주에게 책임을 문다. 영국의 ‘위험한 개 법(Dangerous Dogs Act)’은 핏불테리어, 도사, 도고아르젠티노, 필라브라질레의 사육을 금지하고 있으며, 해당 견종이더라도 위험하지 않은 개체는 면제 대상(the Index of Exempted Dogs)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중성화 수술, 마이크로칩 이식, 탈출할 수 없는 안전한 장소에 두기, 외출 시 리드줄과 입마개를 착용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이 선진국들은 반려동물에 대한 처벌보다는 반려인에 대한 교육이 먼저다. 국내 또한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에 알맞은 동물복지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대표는 "해외에서는 국민들의 동물복지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준 높은 요구들이 나오는 것이다. AI, 광우병 등을 겪으면서 동물을 좁은 곳에 가둬 키우는 것이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며 "우리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입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입양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반기지만 인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며 "섣부른 입양은 본인에게도 반려동물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심사숙고할 것"을 당부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 실험실의 참혹한 실상들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동물들은 실험실이라는 일정한 공간에 격리된 채 생활하다 잔혹하게 죽어가고 있는 반면 군, 회사, 연구소 이름 등의 정보는 차단된 채 비밀로 부쳐지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인 건강 증진과 의학 발전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합법이라는 테투리 안에 허용되는 것이다. 그러나 동물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또한 동물들도 똑같이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인데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엄청난 고통과 죽음을 겪는 것은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다”

조희경 대표는 IMF 외환위기 때 지인의 소개로 동물보호활동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동물병원 지하에서 생체실험을 하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후 1999년 동물자유연대를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가장 영향력 있는 동물보호단체로 이끈 시민운동가이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운동에 대한 사회 인식과 기반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던 2000년도에 자원봉사자를 구성해 활동을 펼쳤다. 또한 유기동물실태를 알리기 위해서 ‘유기동물 입양 문화’를 확산시켰고, 동물보호 관련법 개정 및 제정, 농장동물복지 활동, 화장품 동물실험 중단을 위한 활동, 제돌이를 비롯해 공연장 돌고래 3마리를 바다로 돌려보내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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