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 고객이 믿은' 하나투어, 대리점 대표 계약금 빼돌려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하나투어의 부실한 대리점 관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하나투어 대리점 대표가 패키지 여행객들의 경비 약 10억원을 빼돌리고 잠적한 것. 하나투어는 사건 인지 후 대응팀을 꾸려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파악된 인원 외에 고객들의 신고가 빗발치는 상황이라 쉽게 수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최모(62)씨는 지인들과 대만여행을 앞두고 지난 13일 하나투어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문자 내용은 ‘일산에 있는 대리점에서 여행경비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문자를 받은 최모씨는 곧바로 하나투어 측에 연락했고 5~6번의 연결 끝에 “신속히 처리하겠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최 모씨는 여행경비로 천만원을 입금한 상태였지만 알고보니 본사에는 예약만 걸려있고 입금은 0원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최 모씨는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사라고 하는 하나투어를 믿고 계약한 것인데, 이렇게 대리점 관리를 허술하게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하나투어 측은 최 씨처럼 피해를 본 고객은 현재 약 1000여명에 달한다. 계속해서 고객들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정확한 피해금액은 파악되지 않지만 약 1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정확한 조사를 위해 판대대리점 대표 A씨에 대해 하나투어는 14일 일산동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한 피해사실을 확인한 일부 고객들이 경찰을 찾아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광범위하고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서도 3곳으로 나눠있어 힘든 상황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A씨가 대리점이나 자신의 개인 명의로 고객의 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리점을 통해 여행상품 계약을 진행하더라도 입금할 때 예금주가 ‘하나투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고객들의 실제 여행에는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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