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에서 잇따라 벌레나왔는데 ‘유통과정상 문제’ 변명 뿐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식품위생법 위반 1위 업체’ 롯데제과의 “이물질 제로” 노력은 헛구호일까. 롯데제과의 효자상품 가나초콜릿에서 또 살아있는 벌레가 나왔다. 14일 구더기 사건 보도 이후 한 소비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더기가 또 나왔다”며 글을 올린 것. 이틀만에 동일 제품에서 벌레가 발견 된 점은 제조과정상의 문제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제과 측은 변함없이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식품위생을 강화하겠다던 롯데제과의 약속을 초콜릿에서 살아 움직이는 벌레들을 본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가나초콜릿 사진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나초콜릿에서 살아있는 구더기가 나왔다”는 글과 사진이 게시됐다.

글쓴이에 따르면 선물받은 초콜릿을 먹으려고 개봉하는 순간 구더기가 나왔다는 것이다.

A씨는 “제품 개봉후 구더기가 나와서 홈페이지에 올렸으며 13일에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다음날 직원이 방문했고 제품을 확인하고 같은 제품을 보내준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구입한 초콜릿은 유통기한이 2018년 9월 7일까지인 제품이었다. 통상 유통기한은 제조일부터 1년정도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해서 “해당 사안은 본사에서는 확인이 안된 건”이라고 말하면서도 “그 벌레는 구더기가 아니라 쌀벌레(화랑곡나방 유충)이며 제조과정의 문제라기 보다 유통‧보관 과정의 문제로 생각된다”라는 형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이 화랑곡나방 유충은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뚫고 들어온다”며 “제품 확인 시 비닐을 뚫고 들어간 자리가 확인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제조된지 2달 밖에 안된 제품에서 쌀벌레가 나온 경우에 대해선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지만 제품이 보관 된 곳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장을 되풀이 했다.

유통 과정 관리 부분에는 “롯데제과의 제품 수가 많고 그에 따라 유통기관도 많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유통기관에서 제품별로 따로 보관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가나초콜릿 구더기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와 같은 롯데제과의 입장은 어제 보도된 가나초콜릿 구더기 사건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B씨는 13일 집 앞 슈퍼에서 초콜릿을 구입, 포장지 윗부분을 뜯어 초콜릿을 잘라 꺼내먹었다. 반 정도 먹은 후 포장지를 다 뜯어보니 살아있는 구더기와 사체가 뒤섞여 있었던 것이다.

벌레를 본 작성자는 “너무 당황스럽고 역겨워서 토할 것 같았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특히 롯데제과는 ‘이물질 혼입 위반 1위 업체’라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주요 식품 기업의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롯데제과의 식품위생법 위반건수는 총 44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국내 100대 식품기업의 총 위반건수(189건)의 4분에 1을 차지한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이물질 혼입 위반이 가장 많은 업체'도 롯데제과로 총 53건으로 집계됐다.

이런 결과에 롯데제과 측은 '이물 클리닝'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했지만 자꾸 터져나오는 벌레 사건에 소비자들의 불안은 거세지고 있다.

이처럼 연달아 발생한 사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이물질 혼입사고를 막기 위해 포장지 부문을 연구‧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며 “어떠한 경우든 고객의 건강이 중요하고 소비자들이 혐오감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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