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앱 ‘출퇴근 시간선택제’에 택시업계 반발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카풀 서비스 업체 ‘플러스’의 출퇴근 시간 선택제 도입으로 택시업계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카풀에 취지에 어긋난 사실상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서비스라는 이유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상생 토론회’를 주최하고 중재를 시도했으나 택시업계의 반발로 취소 되는 등 앞으로 갈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택시업계 “자가용으로 영업하는게 무슨 4차산업”
21일 오전 11시 서울 시청 앞에 택시기사들 4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선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 등 택시 관련 4개 단체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이들은 ‘택시 생존권 사수를 위한 자가용 불법 카풀영업행위 근절 촉구대회’를 열고 “불법 카풀앱 영업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손에는 “택시산업 다 죽이는 카풀앱을 척결하자”는 플랜카드가 들려있었다.
택시업계 측은 “우버가 철퇴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법망을 교묘히 피해 유사한 형태의 앱이 폭팔적으로 증가했다”며 “이들은 카풀 조항을 교묘하게 이용해 자가용 불법 유상운송 알선행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이 업체들은 출근시간(오전 6시~11시)과 퇴근시간(오후5시~새벽2시)을 광범위하게 정해 자가용을 소유한 일반인 운전자와 다수 시민에게 알선하고 있다”며 “운전자 1인 기준 운송 원가를 제외하고도 매월 30~50만원, 많게는 백만원 이상 부당 운송수입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택시업계는 풀러스에 대해서도 “국토부가 24시간 운영방식은 관련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시행을 자제하도록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6일 출퇴근 시간 선택제를 도입했다”며 “이는 사실상 콜택시를 이용하던 방식으로 카풀앱을 운영하면서 불법 유상운송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가한 강신표 의장(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은 “공유경제라는 말로 택시기사들을 죽이는 것”이라며 “규제의 틀 밖에 있는 업체들을 우리가 무슨수로 막을 수 있나”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강 의장은 “소상공인 규제처럼 택시기사들도 우리의 영업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며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플러스 등 해당업체 불법 유상 운송 중단 ▲국토부‧서울시 불법 유상 운송 해위 단속 촉구 ▲해당 부분에 취약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카풀앱 고발한 서울시 “입장 변화 없다”
논란이 되는 ‘출퇴근 시간 선택제’는 하루 24시간 중 출‧퇴근 시간 4시간씩 하루 8시간을 자유롭게 골라 365일 카풀을 원하는 사람끼리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다.
플러스 측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조항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에는 출퇴근에 한해서 카풀을 허용한다고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대와 횟수 등에 대한 규정이 없다”라며 “승용차를 택시로 운영했던 우버와는 다르게 시간 선택제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서울시는 풀러스가 도입한 ‘출퇴근 시간 선택제’가 24시간 이용가능하다는 점이 택시서비스와 다를바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자가용 유상운송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지난 11월 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카풀 제도의 목적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지인, 동료들에 한해 차량을 공유해 출퇴근 시간대에 차량 혼잡을 완화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택시업계는 풀러스가 모든 시간대까지 카풀앱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것은 영업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플러스 측이 서비스 하고 있는 시간 선택제는 관련 법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라며 “사회적 합의 없이 이번 서비스를 도입한 업체측은 카풀 도입 취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플러스의 카풀 서비스가 법 규제 안에 제대로 관리되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아직 플러스 측과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다”며 “22일 예정된 토론회는 택시업계의 반발로 취소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7일 요청한 수사와 관련해서는 “내사 수사를 해보겠다는 전달을 받았으나 아직 확인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