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딸기・초코・바나나 우유 등 가공유 제품 중 ‘우유’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 전체의 25%로 조사됐다. 우유 함량이 50%도 안 되는 제품도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가공유 제품별 원유 함량 (사진=컨슈머리서치 자료)

컨슈머리서치가 대형마트,편의점 등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딸기・초코・바나나 등 맛이 들어간 가공유 60종의 원유 함량을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대형마트나 편의점 판매 제품, 밀크(milk)명칭이 들어간 자체 브랜드(PB) 가공유 28종과 내셔널브랜드(우유 제조사 제품) 32종이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원유(흰우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은 전체 60개중 15개(25%)에 달했으며 원유 함량이 절반도 안되는 제품도 34개(56.7%)로 나타났다.

사실상 ‘이름만’ 우유였던 이 제품들은 환원유・환원저지방우유・혼합탈지분유・유크림 등이 들어있는 유가공 음료수였다.

원유가 전혀 포함되지 않은 제품들 중 전량 환원유로 제조된 제품들은 매일유업에서 제조한 GS25 PB제품 ‘신선한 스누피 초코우유’, 동원F&B ‘더 진한 바나나 담은 바나나우유’ 였다.

세븐일레븐 PB 제품 중 동원F&B ‘딸기우유’, ‘초코우유’, ‘바나나우유’는 환원유와 탈지분유, 유크림이 포함되어 있었다.

매일유업의 ‘우유 속에 코코아’는 원유 함량 10%로 조사됐고 나머지는 탈지분유, 탈지유청분말, 유크림 등으로 구성돼 있었다. ‘우유 속에 바나나과즙’, ‘우유 속에 카페돌체’도 15~20%의 원유가 들어가 있었다.

또한 동원F&B ‘덴마크 우유’시리즈 속 원유 함량도 절반 이하였다.

원유 대신 사용되는 환원유는 탈지분유를 물에 용해한 뒤 버터, 크림 등의 유지방을 첨가해 제조한다. 우유와 비슷하게 만들지만 보관・운반이 쉬워 원유에 비해 크게 저렴하다고 알려졌다. 수입산의 경우 가격이 원유에 비해 절반 이하의 수준이다.

탈지분유는 원유에서 지방을 분리하고 수분을 제거해서 만들기 때문에 유지방,비타민A, 무기질 등의 함량이 원유에 비해 적거나 거의 없다.

조사 대상 제품 중 원산지를 명확하게 표시한 제품은 44개였다. 하지만 국산을 사용한 4종 이외는 모두 수입산이었다.

한편 2012년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공유는 우유와 성분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우유(milk)로 표기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위의 이유로 업체들이 원유가 들어있지 않은 가공유를 ‘우유’로 표기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단순히 우유나 밀크(milk) 등의 상품명으로만 원유가 들어간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기 때문에 표시 기준이 새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우유라는 제품명 때문에 신선한 우유를 사용했을 것이란 오해를 갖게 마련”이라며 “보다 명확한 표시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도 가공유에 표기된 표기사항을 주의 깊게 읽고 신선한 우유인지 아닌지 구분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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