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보는 인생의 의미

[뉴스포스트=신현지 기자] 죽음을 앞둔 서른여덟 살의 작가가 전하는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가 북라이프를 통해 나왔다.

서른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갑작스런 시한부 인생을 통보 받는다면 당신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시인이자 두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 평범하게 가정을 꾸려가며 살던 니나 리그스. 그녀는 2015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삶의 의미를 재확인한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직 불확실한 것이 많다는 사실뿐이다.”

니나 리그스. 그녀의 집안은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 불길한 집안 내력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유방암 판정을 받자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지 않는다. 계속되는 항암화학요법과 부작용에 때때로 고통스럽고 좌절했으나 그녀는 용기를 잃지 않은 채 한 발씩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나는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완벽한 날 한가로이 여유를 누리다가, 어느 순간 따스한 바람 속에서, 마른 잔디의 바스락 거리는 소리 속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속에서 한겨울 추위와 슬픔을 느끼는 경험을 했다.”

니나 리그스는 시종일관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이 책에 서정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했다. 시인이자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5대손이기도 한 저자는 그녀 역시 “자연 속에서, 그리고 우리 일상이라는 보다 작은 세계에서 아름다움과 마법을 찾아나갔다”고 생전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몽테뉴 역시 삶이란 죽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저자는 책 속에서 이렇게 적는다.

“내가 양배추를 심고 있을 때, 죽음에 대해 전혀 떠올리지 않고 있을 때, 내가 죽은 후 남겨질 미완의 정원마저 걱정할 새 없이 죽음이 내게 찾아오길 바란다.”

니나 리그스는 원고의 마무리를 앞둔 2017년 2월의 어느 새벽, 암 진단을 받은 지 1년 6개월 만에 숨을 거두었다.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비극적인 죽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사랑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허락된 시간 속에서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니나 리그스 지음| 신솔잎 옮김| 북라이프 펴냄| 376쪽 |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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