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문현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로 전격 인상하면서 최저금리 시대가 드디어 끝을 맺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열린 통화정책방향설명회에서 금리인상과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서울세종대로 삼성본관에 위치한 임시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했다.

이번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내려간 뒤 무려 17개월 만에 오른 것이다. 금리가 인상된 것으로만 보면 지난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인상은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부진했던 소비 등 내수에 대한 우려가 다소 걷힌 영향으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는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4%를 기록하면서 올해 3% 성장이 가능할 정도의 궤도에 올랐다. 특히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3으로 6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최근 중국과의 ‘사드 갈등’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다소 옅어진 영향도 있다.

이와 함께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금리를 묶어둘 경우 가계빚으로 몰려있는 금융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컸던 탓이다.

한은은 지난 2012년 7월 연 3.0%의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뒤 지난해 6월까지 7차례에 걸쳐 사상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금리를 내렸다.

이같은 장기간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중에는 막대한 돈이 풀렸고, 저금리 기조에 투자할 곳을 잃은 자금은 부동산으로 몰렸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과 맞물리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신용은 9월 기준 1419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대비할 방어책이 필요했던 것으로도 분석된다.

 

내년 금리인상은 어떻게?

이달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와 시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차례 금리를 올렸던 과거 금리인상기와는 달리 내년 1~2차례 정도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에도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상반기 인상이 이뤄지겠지만 올해와 달리 부진세를 보일 경우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연속적인 금리인상을 밀어붙일 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은 어렵고 하반기 한차례 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다음 금리인상은 내년 상반기에 한차례, 하반기에 한차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현재 경기과열이나 물가 수준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경기 흐름이라면 금리 수준이 점차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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