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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상행→하행...‘옳은 정책’인가?
[기획취재]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상행→하행...‘옳은 정책’인가?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7.12.04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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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행 필요 있다! 없다! 찬반 논란

낙상사고 위험성도 고려해야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다리가 아파서 계단 내려가는 게 힘들어요” 올해 59세 하 모씨는 계단 내려갈 때마다 다리 관절에 통증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그는 계단을 내려갈 때 잡을 손잡이가 없는 경우도 많아 벽을 잡고 내려가곤 한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노인들의 불편 등을 고려해 서울시가 최근 상행 위주로 되어 있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하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 무릎 관절에 더 무리가 간다는 이유로 하행을 늘리겠다는 정책이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한 개선책이지만 반발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사진=우승민 기자)

서울시 “에스컬레이터 하행 늘리겠다”

지난달 17일 서울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해 지하철역 출구의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일부를 내려가는 방향으로 바꾸는 방안을 시범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하철역 출구의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일부가 내려가는 방향으로 바뀔 예정이다.

현재 서울 지하철역 1~9호선 역사 70개에 설치된 일방향 에스컬레이터 총 156개 가운데 141(90.4%)대가 상행 운행 중이다.

이번 방안에 대해 서울시는 “공공환경은 모든 계층의 시민을 위한 것이므로 시민이 일상생활에서 감수하는 작은 불편이라도 발견하고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해 다양한 이용자에 대한 고려를 핵심가치로 하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지하철역 출구 에스컬레이터에 도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무릎이 불편한 사람이나 어르신, 임산부, 어린이같이 계단을 걸어 내려갈 때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며 도입 취지를 밝혔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란 장애‧연령·성별 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환경·서비스를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황 모씨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 보다 내려가는데 무릎이 아파서 힘들다”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갈 수 있으면 편할 것 같다”고 찬성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내려가는 것이 힘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는 하행을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 모씨는 “왜 굳이 하행을 늘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반대의 입장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바쁠 때 빨리 가기 위해서는 계단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사람들이 서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뛸 수 없을 것이고, 반대로 바쁠 때 뛰어서 올라가는 것이 힘들다”며 “대부분 고령층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하행보다는 상행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모씨는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더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태원역처럼 높은 곳은 올라가면서도 위험한 기분이 들기 때문에 하행 에스컬레이터는 더 무서움을 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다수의 사람들이 계단이 많은 곳은 상행을 추구하기 때문에 하행의 필요성에 대해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시는 상·하행 선택이 가능한 지하철역 4개소(6호선 증산역‧망원역, 5호선 우장산역, 7호선 수락산역)를 선정해 하행 에스컬레이터의 시범운영을 하기로 했다.

시범운행 역은 가급적 시민의 불편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범적 용지는 모두 2개 출구가 같은 보도에 있거나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이용자가 2개 출구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하기 쉬운 곳들로 선정했다.

상행 자동계단이 설치된 출구에는 하행 이용자를 위한 안내표지판이, 하행 자동계단이 설치된 출구에는 상행 이용자를 위한 안내표지판이 각각 설치된다.

또한 서울시는 시간대에 따라 상행과 하행을 번갈아 가면서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출근 시간대에는 역 밖으로 나가는 사람이 많은 만큼 상행으로 운영하고, 퇴근 시간에는 하행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용 상황과 시민 의견을 모니터링해 향후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변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통상적으로 당연시되어온 인식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해 보다 섬세하게 다양한 이용 시민을 배려한 공공디자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일상 속 발생 가능한 크고 작은 불편사항을 발굴해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무릎이 불편한 사람이나 어르신, 임산부 등 계단을 내려갈 때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며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통상적으로 되어오면서 다양한 시민들을 배려하기 위해 유니버셜디자인을 적용해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사진=뉴스포스트 DB)

하향 급제동시 문제 더 커질 수 있어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무릎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으로 하행을 늘리지만 낙상 사고의 위험성도 살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1일 선릉역에서 분당선과 2호선을 연결하는 하향 에스컬레이터 급제동 사고가 발생해 부상자가 생기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지하철 선릉역에서 분당선과 2호선을 연결하는 하향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춰 서는 바람에 3명이 다쳤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지하 2, 3층을 잇는 에스컬레이터에 급제동이 걸려 6명이 넘어졌고 이 가운데 60대 할머니 등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처럼 에스컬레이터 하행 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만큼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의 사고에 대해서도 고려해야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행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점검을 해서 가동을 하고 있다”며 “하향 에스컬레이터 급제동 사고는 일부의 사례이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점검 시간을 가지고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범적용은 20일부터 시작을 했고, 모니터링은 다음주부터 실시할 예정이다”며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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