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여야가 법정 처리기한을 이틀 넘기며 간신히 내년도 예산안 합의점을 찾았지만 5일 자유한국당은 “합의문은 추악한 밀실야합”이라고 반대하고 나섰다. 결국 이날 오전 11시에 예정됐던 본회의는 한국당 불참으로 개회 2분만에 정회했다.

(사진=뉴시스)

이날 장제원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에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추악한 뒷거래가 있었다”며 “민의 혈세를 볼모로 한 추악한 밀실야합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앞서 어제(4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마라톤 협상’을 통해 공무원 9425명 증원, 법인세·소득세 등을 인상하는 내용의 잠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당시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 등 항목에서는 ‘유보’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다음날(5일) 오전 9시 30분에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합의문과 관련해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정우택 원내대표에 “물러나라”고 직접 항의하는 의원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당은 ‘예산안 반대’로 당론을 정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우리 당은 공무원수 증원문제와 법인세 인상문제와 관련 어제 3당 원내대표가 이야기 한 부분을 수용하거나 찬성하기 어렵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며 “(의총에서) 논란은 합의를 하지 않고 반대했던 공무원 증원문제와 법인세 인상문제로 초점이 모아졌다. 특히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해 내년 한해만 주고 2019년부터 하나도 주지 말자는 강경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약 3시간 가량 이어진 한국당 의총에 11시에 예정됐던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예산부수법안 등을 먼저 처리하기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정세균 국회의장은 “의결 정족수를 초과하고 있지만 한국당이 의원총회를 하고 있고, 현재 예산안은 아직 작업이 다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참석한 의원들과 부수법안을 처리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함께하는 게 더 낫지 않겠나 하는 게 원내대표들과 협의 결과”라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안은 한국당의 반대와 상관없이 통과될 가능성이 많다. 여당인 민주당 121명과 합의문에 서명한 국민의당 39명의 의석수가 국회 과반을 넘기 때문. 이에 한국당 내부에서는 본회의 참석 거부 등 ‘보이콧’ 의견과 ‘필리버스터’ 등을 주장하는 의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는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진행할 수 없다. 당시 새누리당이 주도해 만든 선진화법은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에 한정해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는 필리버스터를 12월 1일까지만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오후 다시 의총을 열고 국회 본회의 보이콧 여부 등 대여 투쟁 전략을 계속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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