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정부가 포항 지진피해 복구비로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보다 10배 가량 많은 144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경주 지진이 한반도에서 발생한 최대 지진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이 더 많은 복구비를 지원받는 것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포항지진은 지난해 발생한 경주지진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1797명의 이재민과 551억원의 재산피해를 낳았다. 경주지진 당시에는 이재민 111명과 재산피해 11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독자 제공)

포항지진 경주보다 체감위력은 더↑

정부가 포항 지진 복구비로 경주지진(145억원)의 10배 규모인 144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달 지진피해 현장을 조사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마련한 복구계획이 지난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서 최종 확정됐다고 6일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지진에 따른 재산피해액은 경북 포항 등 2개 시·도 9개 시·군·구에 551억원으로 집계됐다. 학교시설 복구비와 내진보강 시설물 개선 등 복구비는 1445억원으로 이중 1091억원을 국비로 지원한다.

포항 북구 북쪽 9㎞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지진 중 역대 두번째 규모다. 지난해 9월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이 한반도에서 발생한 최대 지진이다.

일단 포항 지진은 경주 지진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진원은 더 얕아 전국적으로 흔들림이 감지됐다. 포항지진의 체감 위력은 경주 지진보다 더 컸다. 본진 발생 후 규모 2.4에서 4.3에 이르는 여진도 잇따랐다.

실제로 포항지역 곳곳에서는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외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아파트 주민은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또 포항지역 일부 회사들은 지진으로 인해 직원들을 조기 퇴근시켰다. 경주, 대구, 부산 등 지역은 물론 서울 시민들도 진동을 느끼는 등 공포감을 호소했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발생 깊이로 보면 경주 지진은 12~13㎞인데 포항 지진은 9㎞"라며 "좀 더 위로 올라온 것이기 때문에 진앙지 주변에서 느끼기로는 진동이 경주 때보다 더 크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순천 기상청 지진분석전문관은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지진이 났기 때문에 경주 지진보다 체감 위력은 더 컸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대본은 학생 안전을 최우선으로 흥해초 개축비와 내진보강 사업비 등을 포함한 103개 학교시설 복구비로 388억원을 반영했다. 이밖에 피해가 경미한 경남·북 26개 학교의 내진보강과 시설물 개선에 필요한 108억원을 복구계획과 별도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진 피해가 심각한 포항시 북구청사 재건축비 108억원과 양덕정수장 재설치비 224억원 등도 포함돼 있다.

포항시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됨에 따라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616억원중 339억원을 국가에서 추가로 부담하게 돼 재정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현재까지 실내구호소에 임시 거주중인 이재민수는 여진 등의 여파로 한때 1797명(11월17일)까지 증가한바 있으나 임대주택 입주 등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5일 기준 8곳 839명으로 감소추세이 있다. 또 전날까지 총 200가구 476명의 이재민이 LH임대주택 등 장기주거시설로 입주했다.

그동안 국민성금은 320여억원이 모금됐으며 피해규모별 지급기준에 따라 실 거주자에게 우선 지원된다.

실거주자인 소유자에게 주택 전파의 경우에는 최대 500만원(세입자 250만원), 반파인 경우에는 최대 250만원(세입자 125만원)까지 지급되며 재해구호협회 이사회로 구성된 의연금 배분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이달 중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진방재 개선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 3월까지 부처 합동으로 '지진방재 개선 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지진방재 개선 TF에서는 지진 대응 과정에서 제기된 실내구호소 운영, 이재민 관리, 안전점검체계 등 제도개선 사항 및 지진 관련 법령 정비 뿐 만 아니라 재난 대응 조직·인력까지 검토해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경주지진 피해 문화재 86% 복구

지난해 경북도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경주지역의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국민안전처로부터 재난특별교부세 27억원을 확보 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물적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지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긴급지원 방식인 재난특별교부세를 집행했다. 

경북도는 지진피해 지역인 경주의 피해시설물 복구, 시설물 위험도 평가 등 주민안전 확보를 위한 응급복구비 등으로 교부금을 사용했다. 

특히 경주가 우리나라 역사문화도시로 미관지구 및 문화재 보호구역이 많고 물적 피해만 100억원 이상이 추산된 만큼 신속한 복구를 위해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특별재난지원금 50억원 추가지원 등을 건의했었다.

현재 경주는 지진으로 피해를 본 문화재의 86%가 복구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월 문화재청은 지난해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던 지정문화재 100건 중 86건에 대한 복구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14건의 미복구 문화재 가운데 경주 원원사지 동서 삼층석탑(보물 제1429호)과 경주향교 대성전(보물 제1727호)은 복구공사 설계가 진행되고 있었다. 복구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문화재는 성곽 일부에서 균열이 나타난 포항 장기읍성(사적 제386호)과 분황사 모전석탑(국보 제30호) 등 6건이다.

경주 석빙고(보물 제66호)와 경주 천군동 동서 삼층석탑(보물 제168호) 등 문화재 6건은 안전진단을 받는 중이다.

경주는 이번 포항지진으로 인한 문화재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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