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열기’가 댓글에 포함된 이유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조직적으로 댓글을 달아 온라인 상 여론 몰이를 하는 ‘댓글부대’가 아직도 운영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송인 김어준은 댓글부대 운영 증거로 ‘옵션 열기’를 꼽았다.

'옵션열기'가 포함된 댓글들. (사진=뉴스포스트)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아직도 댓글부대가 운영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터넷 검색창에 ‘옵션 열기’를 검색하면 해당 단어가 맨 앞에 포함된 댓글을 확인할 수 있는데, 댓글부대가 ‘옵션열기’를 지우지 않고 그대로 복사해 댓글을 달아 생기는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지령을 내리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옵션 열기'를 삭제하고 복사해서 댓글을 달아야하는데 이 같은 실수를 했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대 노년층이 댓글부대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옵션 열기’를 검색하면 특정 기사에 달린 댓글에 ‘옵션 열기’가 상당수 검색된다. 주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이나 정부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간혹 ‘댓글모음’이나 작성자의 아이디까지 복사해 붙여 넣은 부분도 눈에 띈다.

그렇다면 ‘옵션 열기’가 붙는 이유는 뭘까? 비밀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댓글 작성 시스템에 있다. 다른 사람이 단 댓글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으면 ‘옵션 열기’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이 단 댓글을 전부 드래그해서 붙여 넣으면 눈에 보이지 않던 ‘옵션 열기’가 생긴다.

결국 한 사람이 쓴 댓글을 복사해 다른 댓글부대 세력에 전달,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옵션 열기’를 삭제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네이버의 댓글 입력 시스템. ①댓글 입력 후 ②전체 내용을 드래그하면 ③눈에 보이지 않던 '옵션열기'가 함께 복사, 붙여넣기 된다. (사진=뉴스포스트)

한편, 몇몇 댓글은 ‘옵션 열기’ 앞에 ‘댓글모음’과 특정 아이디 순으로 복사해 붙여 넣은 것도 보인다. 이 역시 네이버 댓글 작성 시스템의 영향이다. 우선 ‘댓글모음’은 네이버 개인 설정에서 자신이 뉴스에 쓴 댓글을 모두 볼 수 있도록 공개해놓으면 아이디 옆에 ‘댓글모음’ 아이콘이 생성된다. 댓글 내용에 ‘댓글모음’이 있는 것은 이 아이콘까지 복사해 붙인 탓이다.

‘옵션 열기’·‘댓글모음’과 함께 특정 아이디가 노출된 이유도 비슷하다. 네이버 댓글은 본인이 작성한 글이 아니면 처음 4글자만 공개되고 나머지 뒷부분은 *표시로 처리되는데, 아이디 전체를 붙여 넣은 것은 특정 댓글을 ‘통째로’ 드래그해 붙인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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