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4명의 후보자가 당내 초선의원들의 ‘표심잡기’에 나섰다. 당내 ‘친박’ ‘친김’ ‘친이’ 등 계파가 약해지면서 116명의 의원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초선의원들의 표가 경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

좌측부터 홍문종, 유기준, 한선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후보자. (사진=뉴시스)

8일 원내대표 후보자로 나선 김성태·한선교·홍문종·유기준 의원은 ‘한국당 초선의원 모임’에 참석해 향후 대여투쟁 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당 원내대표 후보자들이 경선 전에 초선의원들 앞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질의응답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모임에는 초선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친홍계’로 분류되는 김성태 의원은 “지금은 보수 궤멸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당의 위기”라며 “아직 우리 당은 국민들에게 웰빙정당, 금수저정당, 엘리트주의가 판치는 정당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홍준표 사당화 논란’을 겨냥한 듯 “이번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계파가 있다면 청산 돼야 하고 당대표의 사당화 움직임이 현실화한다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며 “대표가 원내 일에 관여하겠다면 저 자신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중립의원 단일 후보'로 선출된 한선교 의원도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후보만이 당 화합을 이룰 수 있고 더 크게 보수통합의 기치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모여야만 문재인 정부의 좌파독재를 저지할 힘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깜짝 선언도 했다. 

한 의원은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모시겠다”며 “어제 밤에도 찾아뵙고 전화를 드리며 삼고초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제가) 아랫사람이고 (홍 대표가) 윗사람이니까 들이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비판으로 받아주시리라 믿고 형님·아우로 잘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을 잘 모시지 못한 점, 다선 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 등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 당은 이제 과거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로 가야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희망의 불꽃을 쏘아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당대표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원내대표는 당 대표와 수평적 관계가 돼야지, 수직적 관계가 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또다른 친박계인 유기준 의원은 “마키아벨리도 10명 정도 필요하고, 이와 함께 늑대와 이리도 100명이 있어야 한다”며 “소리만 질러선 결과물이 없다. 때로는 교활하게 혹은 협상을 통해서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때론 협상을 통해서 많은 결과를 얻어내고, 반대로 안되는 것은 머리띠를 두르고 나가서 당의 선명성을 보여줘야 생존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이런 와중에 우리 스스로 예전의 계파를 거론하며 ‘당신들은 뭘 했나’라며 분열을 일삼고 있다”며 “스스로 힘을 모으지 못하면 대여협상과 투쟁도 할 수 없다. 지금은 의원들이 단결하고 화합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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