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입시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자기소개서(자소서)에 성명, 대학, 부모 직업 등 지원자의 신상이 여전히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교육부는 자소서에 출신학교와 이름 등을 쓰는 것은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지난 10월에는 임용고시 70% 이상이 소위 SKY 학부 출신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에 따라 제도개선을 통해 입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소서에 이름‧출신교 노출 적발…감점 조치

교육부는 '로스쿨 입학전형 및 취약계층 장학금 지급 실태점검'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인 로스쿨 입학전형의 공정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사진=뉴스포스트 DB)

이번 점검은 전체 로스쿨 25곳중 지난해 입학전형 실태조사에서 불공정 사례가 적발된 대학과 점검 희망 대학인 경북대·부산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동아대·인하대·한양대 등 8곳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됐다. 점검기간은 올해 9월4일부터 11월1일까지다.

점검 결과 점검 대상인 8곳 모두 모집요강에 자소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하면 실격조치 된다고 사전에 알렸고, 자소서에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기재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A대학, B대학, C대학 등 3곳에서 자소서에 기재된 지원자의 성명을 음영처리 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지원자의 성명이 노출된 사례가 총 4건 발견됐다. A대학 2건, B대학 1건, C대학 1건이다.

정부는 지원자가 자소서에 개인식별정보나 출신학교명을 기재하면 감점 조치하고 해당 부분을 음영처리한 후 평가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조사결과 자소서나 학적부, 증빙자료 등에서 음영처리가 안돼 지원자의 성명이나 부모신상 등이 노출된 사례가 총 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로스쿨이 중복 적발된 것을 감안하면 총 3곳이다.

점검대상 로스쿨 대부분은 서류평가 과정에서 지원자의 성명, 수험번호, 본인 사진 등 개인식별정보를 음영처리한 후 평가했다. 하지만 2곳에서는 학적부와 증빙자료에 지원자 성명이나 보호자 성명과 직업을 음영처리하지 않아 이들 정보가 노출된 사례가 총 3건 확인됐다. B대학은 지원자 성명과 아버지 성명이 노출된 사례 1건과 지원자 성명이 노출된 사례 1건 등 2건이, C대학은 지원자 사진과 어머니 성명과 직업이 노출된 사례가 1건 발견됐다.

블라인드 면접(무(無)자료) 실시와 관련, 점검대상 8곳 모두 블라인드 평가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험번호를 임시번호로 재부여하고 면접과정에서 부모나 친인척의 신상을 묻지 않도록 면접위원에게 사전 안내했다. 하지만 1곳은 입학전형 업무 참여자에게 이해 관계자가 지원 시 제척, 회피, 기피하도록 서약서 징구를 누락한 사례가 발견되었다.

취약계층 장학급 지급 실태 점검 결과3곳이 일부 학생들에게 소득분위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입학전형 실태점검 및 장학금 지급과 관련해 문제가 드러난 대학에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로스쿨 입시에서 이해관계자 제척 등 서약서 징구를 의무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장학금 지급 부적정 사례가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2018년도 재점검 대학으로 지정해 교육부 지침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2018년도에도 동일한 문제가 지적될 경우 취약계층 장학금 예산배정 시 일정 비율을 삭감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 점검을 시작으로 매년 8-9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입학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

임용검사 70%, SKY 로스쿨 출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범 후 임명된 검사 70%가 소위 SKY 학부 출신인 반면 지방대 출신은 단 1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이 지난 10월 16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검사임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2년 로스쿨 도입 후 임명된 263명 검사의 출신학부는 서울대(94명)·연세대(53명)·고려대(36명)·성균관대(18명)·이화여대(12명) 순이었다. SKY 출신이 183명으로 70%에 달했다.

반면 지방대 학부 출신 임용자는 한국과기원(9명)·경찰대(6명)· 경북대 및 전남대(각 3명)을 포함한 29명(11%)밖에 안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SKY학부 쏠림과 함께 수도권 로스쿨 쏠림도 여전했다. SKY 로스쿨 출신이 125명(서울대 로스쿨 60명·연세대 로스쿨 36명·고려대 로스쿨 29명)으로 48%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로스쿨 출신은 49명(부산대 로스쿨 12명·충남대 로스쿨 7명·경북대 로스쿨 6명 등)으로 1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 의원은 "로스쿨 도입취지는 다양한 전공과 경력자를 법조인으로 선발하는데 있다. 심지어 로스쿨 출신 검사가 되려면 '학부는 SKY, 로스쿨은 수도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지역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지자체는 사활을 걸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검사임용에 있어서도 이점을 고려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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