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81분 새 집단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신생아는 남아 2명, 여아 2명으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인큐베이터 치료를 받던 중 오후 9시30분께부터 오후 10시30분께 사이 연달아 숨졌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당시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미숙아 16명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사망한 아기들은 중앙에 위치한 인큐베이터에 인접해 있었고 모두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서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가장 먼저 심정지 증세가 발생한 아기는 생후 6주 된 A군으로, 이날 오후 5시 44분 심정지 증세를 보여 의료진이 20여분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A군이 회복된 후 오후 7시 23분경 생후 24일 된 B양에 심정지가 왔다. 한시간이 채 되지 않은 8시 12분 A군에 다시 심정지가 왔다.

오후 9시에는 또다른 신생아 C군(생후 5주)에 심정지가 발생고 8분 뒤 생후 9일된 D양에도 심정지가 발생했다. D양은 잠시 심정지가 회복된 뒤 9시 11분에도 다시 심정지가 왔다.

9시 30분경 이후부터는 아기들이 차례로 사망했다. B양은 9시 32분, A군은 10시 10분, C군은 10시 31분, D양은 10시 53분에 각각 세상을 떠났다.

이날 사고는 유가족 측이 이날 오후 11시 7분 “아기가 2명 이상 죽었다. 4명의 아기가 심페소생술을 받았다”고 경찰에 신고하며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직후 관할 보건소에 상황을 알렸고, 보건소는 직원 2명을 병원에 보내 살아남은 신생아 12명 중 10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퇴원했다. 무연고 아기 2명은 보호자가 없어 17일 오후 4시가 지나 1명은 서울의료원으로 보내고, 나머지 1명은 입양이 결정돼 퇴원했다.

정혜원 이대목동병원장은 사고 발생 뒤 “매우 이례적이고 불행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빠른 시일 안에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사망원인 ‘세균감염’?…국과수 부검 착수

한 병원에서 4명의 신생아가 동시에 사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과 유가족 등에 따르면 숨진 아기들은 모두 복부 팽창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사망원인으로는 ‘세균감염’이 지목된다. 18일 질병관리본부는 숨진 신생아 4명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3명에게서 세균 감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세균 배양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확한 세균 균종은 20일 이후 확인된다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 홍정익 위기대응 총괄과장은 “혈액배양검사에서 나타난 세균이 사망원인으로 작용했는지, 아니면 신생아의 질환 때문에 균이 나온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일단 감염병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정확한 사망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양천구 신월동 국과수 서울분소에서 사망한 신생아 4명의 부검에 착수했다. 유가족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목동병원에 도착해 영안실에 안치 중인 신생아 시신을 오전 8시 국과수 서울분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부검과는 별도로 이대목동병원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전담팀을 투입해 신생아 사망 당시 병원 측 의료과실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광역수사대는 시간대별로 치료 및 응급조처가 지침대로 시행됐는지, 의료장비·기계의 오작동은 없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7일부터 서울시 역학조사반, 보건환경연구원, 양천구 보건소와 함께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팀은 이대목동병원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던 16명의 의무기록을 확보·분석 중이다.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긴 신생아 12명에 대한 증상 모니터링도 병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퇴원한 신생아 4명 중 1명은 감기 증상으로 17일 입원했다. 타 병원으로 이송된 8명 중 1명은 기력저하를 보여 관찰 중에 있고, 나머지 신생아들은 특이사항이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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