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대형화재 사고의 사망자수가 21일 오후 9시 기준 29명으로 집계됐다. 제천시에 따르면 이 건물 시공 방식은 불에 취약한 단열재가 건물 외벽을 뒤덮고 있는 드라이비트 공법이다. 2015년 4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던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때도 내화성이 취약한 외벽 마감재인 드라이비트 탓에 불이 급속하게 번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화제에 약한 이 공법을 여전히 건설업계에서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를 통해 들어봤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1일 오후 3시50분께 발생한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로 현재 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공식집계 됐다. 충북소방본부 집계에 따르면 50대 여성 등 29명이 사망했고, 29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된 것.

현재 건물 내부 수색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망자가 앞으로 더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소방당국 조사결과 불은 전기 공사를 하던 1층 주차장에서 시작돼 순식간에 8층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특히 1층에서 시작된 화재의 유독성 가스가 계단을 타고 폐쇄구조의 2층 사우나로 몰리면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나자 소방대원 등 494명이 투입됐지만, 불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현재 진화작업을 마치고 건물 고층을 수색작업 중이다.

이 건물은 1층 주차장, 2·3층 목욕탕, 4∼7층 헬스클럽, 8층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다. 건물 내부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은 비상구로 탈출했으나, 일부는 출입문이 잠겨 나오지 못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한편 제천시에 따르면 이 건물의 시공 방식은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를 외장용으로 쓰는 드라이비트 공법이다. 2015년 1월 대형 화재로 4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던 경기 의정부 아파트도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됐다.

건축구조 전문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드라이비트와 같이 외단열재로 시공한 건축물에서 대형 화재가 매년 발생하고 있지만 공사비가 저렴하다는 장점 때문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며 "외단열재의 경우 접착력이 취약해 10층 이상의 고층 건물에는 사용하지 못하나 빌라나 상가 같은 저층 건물 시공에는 상당히 선호되는 공법이다"고 말했다.

외단열재를 실내용 단열재보다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사비 절감'과 '시공의 간편성'을 꼽았다.

이 전문가는 "단열재를 실내에 시공할 시에는 석고보드 등의 추가 시공으로 공사 과정이 까다롭다"며 "또한 단열재와 석재 두께만큼 실내면적이 감소해 시공자와 입주자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공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 의정부 화재 당시 드라이비트가 원인으로 지목되자 건축법이 6층(22m) 이상 건축물 외단열은 준불연재부터 사용이 가능하도록 강화됐다"며 "하지만 개정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은 기준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화재를 계기로 총체적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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