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문화커뮤니케이터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문화커뮤니케이터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現)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고전 위략(魏略)에 나오는 말이다. 곧 ‘책을 백번 읽으면 자연히 그 뜻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그에 빗대어 좋은 말, 긍정의 말도 백번을 되뇌면 현실로 이루어 질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서 ‘백번’이란 수량적 지시어가 아니라 ‘수없이 계속 한다’는 상징적 함의어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행복을 누릴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라고 되풀이하여 말하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커진다. 왜냐하면 어떻게 하면 나를 행복하게 할까를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또 그것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예절이 있는 사람이야!”, “나는 매너가 있는 사람이야!”를 계속해서 자신에게 입력을 하게 되면 그런 사람이 된다. 어떤 언어습관을 붙이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격이나 삶의 가치가 달라진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반복하던 것이 어느 새 자신의 삶에 고착되는 것이다. 인간의 존재는 한 마디로 요약하면 ‘언어습관의 결정체’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MBA 과정에서 우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경영자로 성공을 이룬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소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해 놀랍게도 93%가 능력, 기회, 의지력, 자신감, 행운이 아닌 ‘매너’를 꼽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80%가 감성적 요소가 강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매너란 세밀하고 섬세한 감성의 바탕에서 우러나오는 행위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프랑스에서는 매너를 ‘삶을 멋지고 성공적으로 영위할 줄 아는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매너란 바로 개인의 감성이며, 나아가 스마트파워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문화적 소양을 갖춘 것을 뜻한다.

매너는 사전적 의미로 일상생활에서의 예의와 배려다. 최근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 중에서 ‘매너손’과 ‘매너다리’라는 말이 있다. 매너손은 보통 여자를 배려해 스킨십을 조심하거나 자제하려는 남자의 노력을 뜻한다. 매너다리는 상대적으로 키가 큰 사람이 타인을 배려해 다리를 벌려 눈높이를 맞춰주는 행동이다.

2015년 개봉되어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스코틀랜드의 만화가 마크 밀러의 만화를 바탕으로 영국의 첩보 액션영화 시리즈로 만들어진 오락영화다.

재미있게 영상미, 액션장면, 유머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한 TV방송의 예능프로그램에서 이 영화를 패러디로 소개해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Manner makes man.)

이 명대사는 영화 속에 매너 없는 상류층이 등장하고 잘 나가는 가문의 자제임을 자랑하면서도 실제론 팀워크나 리더십을 찾아보기 힘든 킹스맨 요원들을 두고 한 말이다.

한편 이 대사에는 소위 사회 지도층이라 자부하는 상류인사들이 얼마나 위선적이며 허위로 가득 차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회적 고발성을 담고 있기도 하다.

매너는 바로 문화라 할 수 있다. 문화란 바로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가장 값진 가치다. 버나드 로젠블라트가 ‘문화란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소통하는 일체의 행위’라고 정의했다. 그렇게 보면 문화란 인간이 살아가는 그 자체이며 인간사회에서 지켜져야 하는 개인적·사회적 매너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문화가 중요한 것이며 ‘문화인’과 ‘문화국가’는 최고의 가치인 것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 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문화의 힘은 지금 이 시대 바로 스마트파워다. 그런 스마트파워가 개인에게 긍정의 힘으로 작용하게 된다. 여기에서 굳이 비유하자면 스마트파워적 가치를 성공이라 한다면 하드파워적 양태를 출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의 힘이란 합리적 사고와 판단, 유연한 행동으로 객관적 호응을 받는 그런 아우라를 말한다. 개인의 환경과 여건에 부합한 가장 적합하고, 최선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모멘텀을 생기게 하는 것이 바로 긍정의 작용이다. 한 마디로 ‘매너-문화-긍정’은 하나의 실에 꿰어지는 아름다운 삶의 구슬인 것이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 국민일보 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2003~2015)했다. 또한 ASEM ‘아시아-유럽 젊은 지도자회의(AEYLS)' 한국대표단, 아시아문화예술진흥연맹(FACP) 국제이사 부회장,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부회장, 한국공연예술경영인협회 부회장, 국립중앙극장 운영심의위원, 예원예술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아트센터 예술경영 리더십>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와 최근 ‘성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긍정의 힘’ <긍정으로 성공하라> 등 14권을 저술했으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경영 &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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