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신년 불꽃축제로 송파일대 종이 쓰레기 범벅...주민 항의 쇄도

[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새해 벽두부터 서울 송파구 주민들이 쓰레기 투척에 몸살을 앓고 있다. 범인은 '롯데그룹'이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새해를 축하하며 진행한 불꽃축제에서 뿌린 종잇조각이 인근 아파트 단지와 도로 곳곳에 떨어진 채 방치되고 있는 것. 심지어 이 종이 눈꽃은 행사장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경기도 하남에서도 발견됐다.

(사진=SNS캡쳐)
(사진=SNS캡쳐)

롯데월드타워는 지난해 12월31일 밤부터 1일 새벽까지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를 벌이며 종이 눈꽃 날림 이벤트를 진행했다. 불꽃쇼, 레이저쇼와 함께 사각형의 '종이 눈꽃' 2.5톤 가량을 하늘에 뿌렸다.

그러나 행사 이후에 뜻밖의 문제가 발생했다. 신년행사 일환으로 뿌려진 종이 눈꽃이 송파구 일대는 물론 바람을 타고 날아가 롯데월드타워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도 방치된 것. 

롯데월드타워에서 3km떨어진 아파트 단지에 사는 김모씨(36)는 "자고 일어나니 집앞에 종잇 조각이 널려 있었다"라며 "더럽히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이건 좀 심한거 아닌가"라고 불만을 토했다.

이어 김 씨는 롯데월드타워 불꽃놀이는 지역 주민의 골칫덩어리라고 일갈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롯데월드타워 개장 당시 불꽃놀이로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더니 이번에는 불꽃 놀이를 하며 마구 뿌린 종이로 송파구 일대가 쓰레기장이 됐다"며 "'먼지 없는 송파' 주민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30년을 살아왔는데 이렇게 거리가 지저분해진 모습은 처음본다"고 항의했다.

 

지난 4월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의 시대의 개막을 알린 ‘불꽃축제’ 행사는 교통대란으로 이어졌다. (사진=박은미 기자)
지난 4월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의 시대의 개막을 알린 ‘불꽃축제’ 행사는 교통대란으로 이어졌다. (사진=박은미 기자)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서도 송파구 일대 종이 눈꽃이 쌓였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용자들은 "어제밤 롯데 타워에서 불꽃 놀이를 하며 마구 뿌린 꽃 종이로 송파구 일대가 쓰레기 장이 됐다", "롯데타워 잔해가 여기까지 날아왔다", "대기업의 신년행사 기획 수준이 고작 이정도냐"며 종이 눈꽃이 덮인 바닥 사진 등을 게시했다.

이와 관련 송파구청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무척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환경미화원을 투입해 청소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제기된 민원들이 해결된 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측은 "이렇게 멀리 날아갈 줄 몰랐다"라는 허무한 입장을 내놨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해당 종이는 수용성 친환경 종이로 제작됐기에 석촌호수 인근에 떨어질 시 저절로 녹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민원이 잇따라 자체적으로 직원들을 파견해 청소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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