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5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친부 등 검찰 송치
국과수, ‘폭행에 의한 쇼크사’ 중간 부검결과 발표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전북 군산의 한 야산에 숨진 채 매장된 지 8개월여 만에 시신으로 발견됐던 고준희(5)양의 경찰 최종 수사 결과가 5일 발표됐다. “밤이 늦었는데 잠을 안잤다”라는 이유로 다섯 살 아이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비정한 친부와 새엄마 그리고 유기에 가담한 새할머니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결국 검찰로 넘겨진다. 경찰은 이들에게 ‘폭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25일 전북 완주읍 봉동읍의 아파트에서 숨진 고양의 발목과 등을 발로 차고 밟는 등의 학대를 가했다.

다음날인 26일 준희양의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의식을 잃는 상황이 발생하자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고씨의 차에 태웠지만 이미 준희양은 숨을 거둔 상태였다.

이들은 곧장 김씨의 집이 있는 전주로 이동해 시신 유기를 모의했고, 고씨와 김씨는 다음날인 27일 오전 2시께 전북 군산시의 한 야산에 준희양의 시신을 매장했다.

이후 이들은 철저하게 주변 이웃들을 속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알리바이를 입증하기 위해 자신의 딸을 유기한지 이틀만인 4월 29일 경남 하동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또한 준희양이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이웃에게 “아이 생일이라서 미역국을 끓였다”며 음식을 나눠주고, 군청에서 양육수당을 받아 생활했다.

이후 고씨와 이씨의 사이가 나빠지며 별거를 하게 되자, 이 둘은 지난달 8일 경찰에 거짓 실종신고를 했다. 헤어지면 준희양의 행적에 대해 들킬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 실종신고로 경찰은 이들의 행적에 의심점이 있음을 발견하고 수사를 진행했고 고씨를 추궁한 끝에 “군산의 한 야산에 유기했다”라는 자백을 받아냈다. 이후 김씨와 이씨도 범행 가담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사체유기 가담은 인정하나 준희양의 사망 연관성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고씨는 “폭행했지만 살해는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갈비뼈 3개가 부러졌다는 국과수 중간 부검 소견과 폭행이 있었다는 고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의 계속된 폭행과 학대로 준희양이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했다. 이들이 4월초부터 지속적으로 준희양을 학대한 진술이 나왔다”면서 “이들이 자백은 하지 않았지만 4월25일 등을 차고 밟은 것이 준희양의 사망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 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전주에 고준희양 추모를 위한 분향소 (사진=뉴시스 제공)

한편 이날 경찰 수사 발표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중간 부검 소견이 나왔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고준희양의 사망 원인이 외부 충격으로 인한 2차 쇼크사 가능성이 있다는 국과수의 중간 부검 소견을 통보 받았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중간 부검 결과 흉부 안쪽에 장기 손상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이 있고, 이를 방치하면 혈압이 떨어져 사망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8개월 동안 야산에 매장돼 부패한 준희양 시신에서 출혈흔적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고씨가 경찰조사에서 “준희가 숨지기 전 발목과 등을 여러차례 밟았다”라고 진술한 것과 연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준희양 몸통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져 있던 점도 쇼크사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장기손상으로 인한 흉강 출혈이 있다면 보통 목이 마르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호흡이 고르지 않게 되는데 준희양 역시 폭행 후의 위의 증상이 있었던 것이 고씨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기 때문.

경찰은 "쇼크사 가능성은 중간 소견일 뿐 정식 부검 결과가 아니며 12일 이전에 부검 감정서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사를 담당했던 김영근 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준희양이 살해됐을 가능성도 계속 수사했으나 이들은 계속 부인했다”며 “이들이 준희양의 등을 밟은 사실 인정과 외부충격에 의한 쇼크사 가능성 등으로 볼 때 학대치사 인과관계가 충분하다고 보여지므로 재판과정에서 사망원인 등이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