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 “조사가구 46%, 보험상품을 저축이나 목돈 마련 수단으로 잘못 선택”

보험 중도해지 비율 현황 (표=금융소비자연맹 제공)
보험 중도해지 비율 현황 (표=금융소비자연맹 제공)

[뉴스포스트 = 손정호 기자] 우리나라 가계는 매월 소득의 18%를 보험료로 납입해 경제력 규모에 비해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상품을 저축이나 목돈 마련 수단으로 잘못 선택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국내 가계의 보험료 지출이 소득 대비 과다하고 중도해지로 인한 가계 재무 손실 위험이 높다고 10일 밝혔다. 

금소연이 기획재정부와 함께 지난 9월부터 3개월 동안 작년 물가실태 조사사업으로 ‘가계 보험가입 적정성에 대한 비교조사 연구’를 진행한 결과, 우리나라 가구는 가계 소득 대비 18%를 매월 보험료로 납입해 세계 6위로, 경제력 규모 대비 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 평균 11.8개의 보험상품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매월 103만4000원을 보험료로 지출했다.

특히 보험가입 소비자 27%는 최근 5년 이내 납입한 보험료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보험해지를 한 경험이 있었고, 보험의 본래 목적인 ‘위험 보장’이 아니라 ‘저축 또는 목돈 마련’ 수단으로 많이 가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을 ‘저축’ 수단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보험소비자들이 중도해지를 경험하고, 이로 인해 기 납입한 보험료의 손실을 보는 불합리한 보험소비 행동을 하고 있어서 개선이 요구된다는 것.

또한 자발적 보험 가입은 18.2%에 불과한 반면, 지인(35.8%), 보험설계사 자신(13.5%), 설계사 친지 권유(11.7%), 보험설계사 자신 가입(11.7%) 등이었다. 전문설계사의 경우 10% 수준에 머물러 타의로 가입한 비율이 더 높았다. 

아울러 보험 종류별 보험료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납입보험료는 연금보험이 18만2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축성보험(17만9000원), 변액보험(14만9000원)순이었다. 

저축성 보험과 연금보험은 연간 가구소득이 높은 경우 납입액이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여, 해당 상품의 세제혜택에 의한 고소득층의 가입으로 보험 소비 양극화도 확인됐다.  

금소연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보험 소비를 위해 보험의 본래 목적을 인식하고 합목적성 상품을 선택하고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를 설계해야 할 것”이라며 “가계수입 대비 적정한 수준의 보험료를 납입하는 게 중도해지 확률을 낮춰 현재와 미래의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가계와 개인에게 인식시키는 소비자 교육과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1000개 가구를 대표해 가구주 또는 가구주의 배우자인 20세 이상에서 60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에 의해 표본수를 추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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