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화제다. 중언인 대통령의 말이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진다는 점에서 신년 기자회견은 늘 큰 이슈가 되기는 하지만, 단연 눈에 띈 것은 ‘대통령 직접 지목’ 방식의 파격적인 기자회견이었다.

각본 없는 기자회견 덕에 이날 기자들은 대형 언론사와 군소언론사 할 것 없이 다채롭게 질문했다. 내·외신기자 213명(157매체) 중 질문 기회를 받은 기자는 17명. 이중 디트뉴스24, 광남일보, 대전일보, 울산매일신문, 강원도민일보, 전자신문 등 6명이 문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었고 나머지는 주요 일간지, 통신사, 외신, 지상파 방송 등 언론사도 질문했다.

이 같은 결과가 우연히 일어난 것은 아닌 듯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기자회견 시작 전에 “방송, 중앙지 등 특정 분야의 기자들에 질문이 몰리면 직권으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전에 대형 언론사만이 독식하던 질문을 모든 기자들에게 나누겠다는 청와대의 의지가 보였다. 나중에는 지목받지 못한 지방파 방송에 오히려 질문 기회를 제공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동안 대통령에 직접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대형 언론사가 대부분이었다. 박근혜 정권 때는 이마저도 연출됐지만, 어깨 빵빵한 대형 언론사를 비집고 군소 언론사가 질문권을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거창하게 ‘언론 민주화’가 실현됐다고 표현하고 싶다. 다양성을 가진 여러 매체가 대형 언론사와 동등하게 질문할 기회를 얻고 자유롭게 소통한다면, 그만큼 다양한 사회구성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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