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한국과 미국 간 제2차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이르면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린다. 정부는 세이프가드 등 수입규제 조사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을 상대로 막바지 설득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 세탁기 업체도 미국 정부의 수입 규제를 피하기 위한 현지 생산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와 우리의 '이익균형'이라는 양국 입장차가 분명하기 때문에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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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한·미 FTA 2차 협상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2차 한·미 FTA는 1월말~2월초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익균형을 달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지만, 미국은 양국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개정을 추진한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차관보는 이날 "한·미 FTA는 기본적으로 협상 결과, 이익의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 9~11일 워싱턴DC를 방문해 진행한 한·미 간 통상현안을 언급했다. 

미국을 방문한 강 차관보 등은 한·미 FTA 개정 협상 및 최근 확대되고 있는 수입규제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소개했다. 

강 차관보는 "세이프가드는 미국 태양광 후방산업 위축과 일자리 감소를 유발하고 한국산은 고가 제품이어서 미국 국내 산업 피해 원인이 아니라고 해명했다"며 "세이프가드가 불가피하다면 쿼터 할당방식으로 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과 LG의 미국 현지 관세 세이프가드 목적은 이미 달성했으며 과도한 수입 규제가 미국 현지 공장 가동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강 차관보는 철광과 관련해 한국이 중국산 철강재의 거점이 아니고 한국이 중국산 철강을 사용하는 것은 2016년 기준 2.4%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일방적 규제 조치보다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서면으로 전달했다. 

방미 기간 중 미국쪽 분위기도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월20일 취임 1주년 연두 교섭 발표 시점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입규제 조치에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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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 임박?…국내 전자업계 분주

한·미 FTA 개정 협상을 앞두고 미국 정부의 국내 철강·세탁기 제품 등에 대한 통상 압력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 정부의 세이프가드 발동이 임박해진 분위기가 현지에서 감지되고 있어서다.

미국 측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 브랜드 세탁기가 자국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저율관세할당(TRQ)을 설정해 120만대 넘는 세탁기에 대해 관세 50%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탁기 수입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내달 2일까지 확정짓고 태양광전지와 관련한 관세 35% 수준의 구제조치 발동 여부는 오는 26일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현지 공장 가동을 앞당겼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에 세탁기 공장의 가동을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것. 삼성전자는 이 공장에  2020년까지 투자비용으로 약 3억8000만 달러를 투입하고 현지에서 1000명 규모의 노동자를 고용할 방침이다.

LG전자 또한 미국 테네시에 연 100만대 이상 제조 가능한 규모의 세탁기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2019년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한 우려로 올 4분기까지 가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납기를 단축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공장 건물 건설에서부터 준공 과정 전반에 현지인을 적극 참여시키고 준공 이후에도 600명 가까운 현지 노동자를 고용하겠다고 공언하며 미국 측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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