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규모 北대표단 올까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북한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140여명 규모의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하기로 하면서 역대 최대규모 방남 대표단이 꾸려질지 주목된다. 북한 대표단의 구체적인 규모는 오는 17일 예정된 실무회담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 종결회의(사진=뉴시스)
15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실무접촉 종결회의(사진=뉴시스)

지난 15일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서는 북한의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명이 강릉과 서울 지역에서 두 차례 공연을 하는 것이 확정됐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강릉에서 첫 공연을, 이후 서울로 이동해 공연하는 일정이다.

이번 북한의 예술단 파견은 규모나 거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은 지난 2002년 이후 16년 만이다. 140명 규모의 인원도 역대 방남 예술단 중 가장 많고, 서울 외 도시에서도 처음 공연한다. 예술단은 남한 고속철도(KTX)를 최초로 탑승해 서울-강릉을 오가며 역대 최장거리를 이동한다.

당초 북측 예술단으로 ‘북한판 걸그룹’인 모란봉 악단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남북공동문에서 모란봉 악단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북한 체제 선전을 주 업무로 삼는 모란봉 악단 대신 정치색이 옅은 예술단을 구성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북측은 예술단 공연과 관련해 ‘민요와 고전음악’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체제선전 등을 제외한 장르를 언급했다.

현재까지 삼지연 관현악단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사실이 없다. 지난 2009년 김정일이 체제선전을 위해 만든 ‘삼지연 악단’의 변형이라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날 이우성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삼지연 관현악단은 2000년대 후반에 구성된 것으로 알고 있고 주로 국빈, 해외방문 초청행사에서 공연을 하는 음악단”이라며 “삼지연 관현악단은 우리가 생각하는 교향악단이 아니고 전체를 관현악단이라고 한다. 오케스트라 규모는 80명, 나머지 노래와 춤, 기술 스텝 등이 합쳐져 140명”이라고 설명했다.

삼지연 악단은 과거 ‘세계만화영화묶음’이라는 제목으로 디즈니 등 해외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연주한 적도 있다. 또한 모란봉 악단의 일부 멤버는 삼지연 악단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송월 모란봉 악단 단장이 이번 남북 실무회담에 참석한 것을 미루어 볼 때 모란봉악단 단원들이 삼지연 관현악단 단원 자격으로 내려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고위급 대표단 포함 구체적 규모 논의

내일(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리는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에서는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등 구체적인 북측 대표단에 대해 논의될 예정이다. 이날 회담을 통해 방남 대표단 규모가 어느 정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대의 관심사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으로 누가 포함될 것인지 여부다. 현재까지는 북한의 2인자로 꼽히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위 국가체육지도원장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측 선수단의 규모와 명칭, 국기 사용 여부, 국가 연주여부 등도 이날 결정된다. 다만 북측의 선수단 규모는 제한적이다. 올림픽 기준을 통과한 북한 선수가 거의 없어 피겨, 아이스하키 등 특정 종목만 출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북측 선수단 규모는 선수 10명에 임원 10명 등 총 20명 안팎이 유력하다.

이 밖에 북측이 제안한 응원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 대표단 구성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0일 이 총리는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에서 “400명에서 500명 사이의 엄청난 규모의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올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북한 대표단 파견을 예상했다.

한편, 북측 방문단이 방남한 역대 최대 규모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으로 선수단 362명, 응원단 288명 등 총 650명이 파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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