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결국 임기 완주에 실패했다. 오늘(18일) 임기를 1년 10개월 남기고 돌연 사퇴의사를 밝힌 것. 지난 12일 '2018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서 "세계에 수출할 수 있는 원전을 만들고 올해에는 좀 더 국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포부는 계속되지 못했다.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사진=뉴시스 제공)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사진=뉴시스 제공)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 사장이 최근 사표 제출했고, 현재 수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사장은 2016년 11월에 취임해 임기는 2019년 11월까지다. 이 사장의 퇴임식은 19일(내일) 경주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사표 수리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임를 두고 일부에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탈원전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낸 이후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또한 과거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시절 일어난 채용비리와 관련해 12월 검찰조사를 받은 뒤 거취를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의 사장 교체 가능성은 지난 몇 달동안 계속됐다. 지난 정권에 임명된 한전 발전 자회사 사장들이 연이어 중도 사임했고, 이 사장만이 남아있었던 것.

이 사장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자력 발전소 사업권 인수가 최종 결정된 뒤 사임 시기를 놓고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장의 사임으로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 6곳의 수장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됐다.

앞서 지난달 8일 조환익 한전 사장은 2개월여 가량의 임기를 남기고 중도 사임했다. 장재원 한국남동발전 사장, 윤종근 한국남부발전 사장, 정하황
한국서부발전 사장, 정창길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1년 이상의 임기를 남기고 지난해 9월 산업부에 사표를 제출했다. 한국동서발전은 김용진 사장이 지난 6월 기획재정부 2차관으로 임명되면서 지금까지 사장직무대행 체제다.

또한 한국전력거래소, 한국전력기술, 한전KDN,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전KPS 등도 수장이 공석이거나 임기가 지난 수장이 기관을 이끌고 있어 새 기관장이 필요하다. 한국전기안전공사, 한전원자력연료는 지난 12월 각각 조성완 사장과 정상봉 사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산업통상 자원부 산하 14곳의 전력공공기관의 수장은 지난 정권 인사가 한명도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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