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헤선 기자] 1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사전연설문에 없던 문단을 추가해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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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표연설에서 최저임금 문제, 제천·밀양 회재 참사 등을 거론하며 현 정부의 ‘무능’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국민안전, 민생복지, 경제와 외교, 국가안보, 다 내팽개쳐도 오로지 ‘정치보복’에만 열을 올리고 '선거'에만 매진하겠다는 것이 바로 이 정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사전연설문에 없던 내용을 추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적폐청산 수사 철저히 하겠다면서 권양숙 여사 640만불은 왜 꿀먹은 벙어리인지”라며 “이재명 성남시장 네이버 협찬 기부 40억 자금세탁 의혹 수사는 엿 바꿔 먹었습니까”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광고도 이날 사전연설문에는 없던 내용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는 사회적 참사, 하늘높은 줄 모르는 청년실업, 자고 나면 올라가는 물가에 신음하는 국민 앞에 지하철 광고판에서 만면에 웃음 짓는 대통령 생일 광고는 틀림없이 올 연말 대한민국 광고 대상에 지목 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님 참으로 감축드린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것도 모자라 비싼 돈 들여 뉴욕 타임스퀘어에 대통령 광고나 내는 이 나라가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지하철 광고, 뉴욕스퀘어 광고 등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해 게시한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모택동의 ‘제사해운동’에 비교하기도 했다. 제사해운동은 모택동이 들판의 참새를 보고 "저 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교시하자 1955년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모기·파리·쥐·참새'를 농업발전에 해로운 4가지 것으로 지정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인민이 참새 학살을 시작하자 참새가 잡아먹던 메뚜기, 모기, 파리 떼는 급증했고 중국 역사상 최악의 대흉년이 발생했다.

김 원내대표는 “강남 집값 잡겠다면서 자사고, 특목고 폐지로 오히려 강남 집값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는 것이 바로 어처구니없는 이 정권”이라며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단기처방이 남발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폐청산에 대해서는 “군중권력을 앞세운 인민재판식 여론몰이로 공론장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진영의 구미에 맞는 문빠 포퓰리즘으로 홍위병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선거연령 18세 하향에는 긍적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기존 취학연령을 7살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개헌의 핵심은 어떠한 경우에도 권력구조 개편이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집권여당에 앞서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대통령이 정국을 주도하는 권위주의적 민중주의를 극복하고 제왕적 대통령 정치를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제외 여야 “반성부터 해라”

김 원대내표의 연설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일제히 “국정농단에 대한 사과와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제윤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자기반성도 없고 제1야당의 품격도 지키지 못한 채 남 탓으로 일관한 연설”이라며 “명색이 제1야당의 대표연설이 무엇을 하겠다는 비전은 없고 오로지 정부비판을 넘어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선거 연령과 관련해 꼼수가 숨겨진 제안까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의 실정 모두를 새 정부에게 전가하는 모습에서는 참담함마저 느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김수민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원내대표는 정책철학에 근거한 건강한 비판보다는 원색적 비난을 앞세웠다”며 “국정농단으로 국민을 절망에 빠뜨린 장본인들이 정부 여당에 비판만 하니, 국민이 동의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유의동 대변인은 “정치, 경제, 노동, 안보, 개헌 등 제기된 문제들은 참으로 다양한데 뚜렷한 해법은 보이질 않는다. 트레이드마크와 같던 투박한 말들은 꼭꼭 숨겼는지 모르지만, 연설 전반에 흐르는 한국당의 무책임함은 숨기지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이라면 문제 제기를 넘어 문제 해결을 위한 혜안을 내놓을 책임이 있음에도 국민의 마음을 담은 노력과 진심은 오늘 연설 어디에서도 읽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남 탓에 급급한 모습이 유감스러웠다. 국회 의석을 과도하게 차지하며 민의를 왜곡하고 국정농단까지 벌인 것이 한국당이다.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 선거제도 개혁에 동참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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